"조용필·김연아 모시고파"..'사람이 좋다', 제작진 밝힌 7년 장수 비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1.15 12: 13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가 300회를 맞아 특집 기자시사회를 가졌고, 제작진이 그동안의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 등을 공개했다.
15일 오후 서울 상암 MBC 경영센터 2층 M라운지에서는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300회 특집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오상광 CP, 임남희 책임프로듀서, 제이미디어 하태호 PD가 참석했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 유명인들의 비결과 숨겨진 이야기,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가는 별난 인생들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2년 10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했고, 1월 15일 방송분이 300회를 맞는다. 지난 7년 동안 산악인 엄홍길을 비롯해 트로트 가수 홍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 모델 한혜진 등 다양한 유명 인사들의 일상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300회 특집 1탄은 대한민국 최고령 MC이자 일요일의 남자로 불리는 '나는야 영원한 딴따라, 송해'를 방송하고, 오는 22일에는 대한민국 최초 메이저리거이자 아시아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 꿈의 씨앗을 뿌리다'가 2탄으로 방송된다.
특히 1955년 데뷔해 MC부터 개그맨, 배우, 가수 활동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한 송해는 솔직한 사생활을 공개한다. 93세 최고령 MC로서 활약하는 비결은 물론, 반세기를 함께 한 아내와의 이별의 아픔, 그리고 원로 방송인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는 따뜻한 모습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그의 열정을 담았다.
오상광 CP는 "송해, 박찬호라는 국민들에게 친숙한 두 분을 300회 특집으로 준비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겠다", 임남희 책임프로듀서는 "이제 한 달 정도 프로그램을 맡았다. 300회 특집을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이 출연해서 다양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느꼈다. 앞으로 이어나갈 방송에도 관심 부탁드린다", 하태호 PD는 "연예인이 나오면 예능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면에 따뜻한 모습을 보는 교양도 있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상광 CP는 "300회 특집을 준비하면서, 새해에 어울리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분들을 생각했다. 송해 선생님처럼 연세 많은 분이 정정하게 살아가시는 분, 꿈을 이룬 박찬호 씨 등 그런 희망찬 얘기를 전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침 두 분이 취지를 듣고 응해주셔서 결정됐다"며 섭외 과정을 소개했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방송 시간대가 여러 번 변경됐으나, 최근에도 9.9%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사랑을 받고 있다. 
오상광 CP는 "지금은 화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되고 있는데, 바로 직전에는 일요일 아침 8시였다. 그 전에는 토요일 아침이었다. 일요일 아침 8시에 오래하면서 사람들한테 친숙한 프로가 됐다. 이후 시간대를 바꾸면서 주인공들을 선정하는데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요일 아침이 친숙하고 구수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주인공을 했다면, 화요일 밤에는 흔히 얘기하는 2049 시청층에 어필하는 주인공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2049 시청층이 좋아하는 출연자들은 이미 다른 프로에 많이 나왔더라. 남아있는 출연자 중에 어떤 분들을 섭외하지 싶었다. 화요일 밤으로 오면서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하게 첫 회에 알베르토 몬디를 시작으로 개그맨 강유미 등 그런 분들이 나왔다. 아주 대스타나 국민적인 인기를 끄는 분들은 아니지만, 그런 분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평일대 밤으로 오면서 시청률이 뚝 떨어지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경쟁력이나 화제성이 유지되면서 제작진한테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를 묻는 질문에 오상광 CP는 "신성일 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촬영 전에는 조금 비호감이었다. 어찌보면 신성일 씨 관련된 방송이 2편이 나갔다.  지난 3월에 살아계실 때 나갔고, 11월에 추모 형식으로 나갔다. 그 방송 안에도 비호감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었는데, 그냥 진실된 모습이었다. 카메라 앞에서도 자기를 꾸미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철없는 할아버지 같고, 멋진 남자같기도 했다. 그런 자유인 같은 모습들이 잘 표현돼서 나중에 호감으로 바뀌었다. 그게 마음에 남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 송해 선생님 모습을 보니까 한동안은 송해 선생님을 능가하는 출연자를 보기 힘들 것 같다. 저 연세에 말씀도 잘하시고 소박하고 왕성히 활동하고 인간적인 친밀함도 느껴져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섭외가 가장 힘든 출연자는 누구냐?"는 질문에 하태호 PD "신성일 선생님이 어려웠다. 카메라 맨이 2번 바뀌고, 어떤 날은 우리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시더라. 또 어떤 날은 우울하다며 오늘은 찍지 말자고 했다. '30분 얘기했으니 충분하지 않니?' 하기도 했다. 선생님을 이해하지 않고 온 카메라 맨에게 무례하다고 하신 적도 있다.(웃음) '너무 하신 거 아닌가? 함부로 대하는 거 아닌가?'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일관성이 있으셨다. 짜증을 내는 게 아니라 일관성이 있어서 잘해주실 때 감동이 있더라. 나중에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출연자 섭외와 연출에 대해 임남희 책임프로듀서는 "억지로 '이런 표정을 짓고 울어주세요' 이런 연출을 하지 않는다. 이게 프로그램이 가진 긍정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휴먼다큐를 만들면, 알고 나면 나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 사람을 위한 60분을 투자 했을 때 '나쁜 사람이었네'라고 하는 경우는 없다. 출연했을 때 그 사람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게 휴먼다큐의 속성이자 운명인 것 같다. 그 삶에 주목해야 할 가치가 있느냐, 삶이 시청자에게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느냐, 어떤 아픔을 가졌느냐, 시청자가 위안을 받고 공감할 수 있느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섭외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방송 방향성에 대해 오상광 CP는 "제작사들이 미리미리 섭외해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 상태다. 나도 때론 '이런 사람들까지 방송해야할까'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방송 특성상 매주 정해진 편성을 지켜야해서 하게 된다. 대신 그 분이 갖고 있는 액기스를 초점에 맞춰서 드러낸다. 뭔가 남는 게 있는 방송이면 좋겠다. 내가 개인적으로 애청자다. 내가 재밌게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남희 책임프로듀서는 "조용필, 윤여정, 김연아 등 이런 분들까지 출연할 수 있도록 열심히 제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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