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는 한국 VS 우레이 없는 중국. 그래도 한중전의 열기는 뜨거웠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2연승을 달리며 나란히 조 16강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양 팀은 상반된 분위기다. 중국은 예상보다 쉽게 16강에 오른 것을 기뻐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국은 필리핀-키르기스스탄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차전이 끝난 현재 순위는 골 득실에서 앞선 중국(+4)이 조 1위, 한국(+2)이 2위다. 비기기만 해도 1위를 수성할 수 있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한국은 중국을 꺾어야지,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며 우승으로 가는 꽃길을 열 수 있다.
전날 열린 기자회견 초미의 관심사는 양 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우레이(상하이 상강)의 출전 여부였다.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과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에게 가장 먼저 나온 질문도 둘의 몸상태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은 소속팀서 힘든 일정을 소화해 체력적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 반면 우레이는 1차전 키르기스스탄과 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필리핀전에서 부상을 무릅쓰고 나서 멀티골을 터트렸으나, 중국 언론에서는 수술까지도 예상하며 한국전 출전은 힘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리피 감독도 우레이의 한국전 출전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레이는 우리 팀의 뛰어난 선수다. 우레이 소속팀 상하이 상강 의료팀과 잘 소통했다. 그의 몸상태를 잘 알고 있다. 수술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일 그가 출전하는 것은 부상 위험을 감수해야 하니 출전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 역시 손흥민의 중국전 출전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그는 “흥민은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아마 연속적으로 이렇게 경기 출전한 적은 없지 않았나 싶다. 분명히 우리 팀의 중요한 선수지만, 컨디션을 계속 체크하고 경기 당일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한중전에서 손흥민과 우레이 모두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된다. 에이스의 부재에도 벤투 감독과 리피 감독은 이번 맞대결은 팀과 팀의 싸움인 점을 강조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리피 감독은 “손흥민은 분명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그말고도 좋은 선수가 많다. 이번 대결은 선수 개인이 아닌 팀과 팀의 싸움이다. 우리 팀의 멘탈리티와 자신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벤투 감독 역시 마찬가지. 그는 “손흥민은 분명히 한국에 중요한 선수다. 분명 그가 경기에 나서면 중국전이 조금 더 수월하겠지만, 나오지 않아도 한국의 팀 목표나 경기 스타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만약 한국이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을 꺾고 조 1위를 확정한다면 오는 20일 두바이서 A B F조 3위 중 한 팀과 16강전을 가진다. 수월한 대진이 기다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많은 휴식일을 가지게 된다. 벤투호가 59년 만의 우승을 향한 가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