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가세한 한국이 중국을 압도하며 '공한증'에 다시 한 번 몸부림치게 만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황의조와 김민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잇따라 물리치고 3연승을 거둔 한국은 중국을 밀어내고 조 1위에 올랐다. 이제 한국은 오는 22일 16강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A, B, F조 3위 중 한 팀과 만난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반면 이날 한국에 패한 중국은 조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중국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1위가 될 수 있었지만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중국은 16강에서 태국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벤투 감독은 다시 한 번 4-2-3-1로 경기에 나섰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최전방에 섰고 이청용(보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함부르크)이 2선에 배치됐다.
중원은 정우영(알 사드)과 황인범(대전)이 맡고 포백은 김진수(전북), 김영권(광저우), 김민재(전북), 김문환(부산)이 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는 변함없이 김승규(빗셀 고베)였다.
중국은 위다바오를 맨앞에 내세웠고 우시, 자오슈리, 정즈, 진징다오가 뒤를 받쳤다. 수비라인은 리우 어밍을 중심으로 리우양, 스커, 장린펑, 장청둥이 포진했다. 골키퍼는 얀준링.
2연승으로 16강을 이미 확정지은 양팀. 하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를 이끌기 위한 공방이 이어졌다. 한국은 중원에서 찔러주는 전방 패스로 몇차례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중국은 수비 후 역습으로 한국 수비 뒷공간은 노렸다.
한국은 전반 14분 황의조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6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기도 했던 황의조는 손흥민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서 왼쪽 모서리로 깨끗하게 차넣었다.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안에서 김문환이 오른쪽에서 찔러준 땅볼 크로스를 잡고 돌아섰지만 스커의 오른발에 걸려 넘어졌다.
21분에는 황희찬의 강력한 슈팅이 나오기도 했다. 황희찬은 황의조가 머리로 공을 떨궈주자 아크 바로 옆에서 곧바로 오른발을 사용해 강력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23분에는 황의조의 슈팅이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황의조는 오른발로 노련하게 감아찬 것이 반대쪽 골대를 맞혔다.
후반전도 한국의 분위기였다. 후반 9분 김민재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사실상 승기를 가져왔다. 김민재는 손흥민이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리자 적극적으로 쇄도, 머리로 공의 방향을 돌려 놓으며 완벽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한국은 황의조, 황인범, 김문환이 잇딴 슈팅을 날려 중국 수비수들을 바쁘게 만들었다.
수비로 나선 중국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중국은 전반 18분 진징다오가 위협적인 모습으로 한국 수비진을 위협했다. 진징다오는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차려고 했지만 이청용의 적극적인 수비에 막혔다. 중국은 후반 투입된 가오린의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한국 수비를 뚫지 못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후반 44분 구자철과 교체될 때까지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손흥민은 한국이 기록한 2골 모두에 관여하면서 대표팀의 주장이자 아시아 최고 스타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