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트럭 코리아㈜의 메르세데스-벤츠 밴(Mercedes-Benz Vans) 사업부가 우리나라 시장에도 뉴 스프린터(The new Sprinter)를 내놓았다. 1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공개 된 뉴 스프린터는 그러나 여느 자동차 출시 현장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신차 출시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가격 공개가 없었고, 차체 디자인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대신 뉴 스프린터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설파하는 울림이 있었다. 판매사와 최종 소비자 사이에 ‘바디빌더사’를 두는 ‘밴’ 시장의 독특한 판매 구조가 만들어낸 분위기다.
바디빌더사들은 다임러 트럭 코리아로부터 뉴 스프린터를 공급 받아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쓰임새로 개조한 뒤 최종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선 메르세데스-벤츠 밴 파트너(Mercedes-Benz VanPartner)이자 서비스 딜러인 와이즈오토를 비롯한 바디빌더사들이 스프린터 기본 차량을 셔틀, 럭셔리 리무진, 의전 차량, 모바일 오피스, 캠핑카 등으로 컨버전 해 최종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판매 가격도 이 단계에서 매겨진다.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전면부 디자인과 운전석 주변 설비, 뛰어난 변신 가능성을 빼고는 차량 성능을 설명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전면부 디자인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 주변부가 크롬 장식으로 좀더 화려하게 치장 됐다는 것과 LED 고성능 헤드램프를 달았다는 것 정도가 눈에 띈다. LED 헤드램프는 세단과 SUV에서는 일반화 된 사양이지만 밴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급 사양이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 조규상 대표이사는 이를 두고 “뉴 스프린터를 통해 밴 시장에도 세단 수준의 고급화가 이루어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밴의 고급화는 뉴 스프린터의 실내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운전석 주변의 설비들은 ‘아날로그의 디지털화’라고 표현 될 정도로 최신 편의 장비들로 대거 탈바꿈했다. 물론 이 또한 세단이나 SUV 상위 차종에서는 이미 친숙한 사양들이다.
콕핏을 구성하는 소재 자체가 고급스럽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와 운전대를 중심으로 각종 편의 장치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스티어링 휠은 각종 전자장비들의 조작 버튼을 모아 놓아 다기능 구실을 하고 있었다. 올 하반기부터 적용 되는 사양이기는 하지만 센터페시아에는 10.25인치 대형 HD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았다.

키를 꽂지 않아도 시동을 켤 수 있는 키리스 스타트(Keyless Start),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 다용도 휴대전화 거치대, 전동 조절식 시트, 휴대전화 무선 충전 장치,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319 CDI 적용),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 및 전동 스텝 등이 이번 3세대 ‘뉴 스프린터’에 장착이 됐다. 특히 다용도 휴대전화 거치대가 기본으로 달려 있다는 게 눈길을 끌었고, 대시보드에 버튼식 수납공간을 둔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이 수납공간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도 숨어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3세대 뉴 스프린터의 자랑거리는 각종 안전장치다. 레이더 기반의 능동형 디스트로닉 차간 거리 조절 어시스트(Active Distance Assist DISTRONIC),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Active Brake Assist, ABA), 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Active Lane Keeping Assist), 사각지대 어시스트(Blind Spot Assist), 측풍 어시스트(Crosswind Assist) 등이 차량 안전을 지원한다.
리어 뷰 디스플레이 주차 패키지(Parking package with Parking Assist and reversing camera)와 360° 어라운드 뷰 주차 패키지(Parking package with 360-degree camera)는 대형 밴에는 꼭 필요한 보조장치들이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lectric Power Steering, EPS)이 기본으로 장착 돼 속도에 따라 능동적으로 작동한다. 고속 주행 시에는 안정적으로, 측풍이나 경사면에서 부드럽게 움직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밴 세그먼트에서 최대 5.5톤까지의 차량에 EPS를 장착한 첫 번째 완성차 제조 회사이다.
워셔액이 와이퍼 블레이드 앞으로 직접 분사되는 웻 와이퍼 시스템(Wet Wiper system)도 주목할 만하다. 효율성이 좋아 깨끗하게 닦이는 것은 물론이고, 뒤에 오는 차량이나 근처의 보행자에게 워셔액이 뿌려지는 실례를 방지해 준다.
스프린터(Sprinter)는 1995년 1세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0여개 국에서 360만 여대(2018년 말 기준)가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 밴이다. 2세대 스프린터는 2006년에 출시됐으며, 이번 3세대 스프린터는 2018년 2월 독일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공개 됐다.
국내에는 뉴 스프린터 투어러(Tourer)의 319 CDI(차량 총 중량 3.5톤)와 519 CDI(차량 총 중량 5톤), 2개 모델이 출시되며 519 CDI는 차체 길이에 따라 Long과 Extra Long 두 가지 바디 스타일로 제공된다. /100c@osen.co.kr
[사진] 다임러 트럭 코리아㈜ 조규상 대표이사가 뉴 스프린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