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17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너의 노래는'에서는 천재 뮤지션 정재일과 그의 가장 가까운 음악적 동료 박효신의 특별한 음악 이야기가 공개됐다.
정재일과 박효신은 2014년 '야생화'를 시작으로 박효신의 7집, '겨울소리', '별 시', '그 날' 등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다. 1년 전 두 사람은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 작업실을 만들고, 박효신의 8집 앨범을 작업했다.

앞서 정재일과 박효신은 군대 선후임으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박효신은 "가수로서 중요한 시기이고, 나이가 적지도 않고 많다고 할 수도 없었다. 똑같은 음악을 하기도 마음에 안 들고, 진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재일은 "거기 있으면 진짜 아무 생각이 없다. '내가 왜 여기있나' 싶다. 그때 음악을 하는 작곡가와 가수니까 한마디를 해도 할 얘기가 더 있었다"며 공감했다.
박효신은 "그리고 내가 너무 아플 때 재일이가 병간호를 혼자 다 해줬다.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마음속으로 재일이를 모시기를 했다"고 말했고, 정재일은 "왜 지금은 안 모시냐?"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데뷔 시절 노래를 들으면 어떠냐?"는 질문에 박효신은 "스킬이나 다른 부분에 더 많이 신경 썼다. 옛날에는 가창력이 첫 번째였다. 그때는 겉멋이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멋부려야지 그게 겉멋이 아니고 심지가 있는 건데"라며 "또 옆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 예를 들면 녹음을 할 때 편한 톤으로 막 한다. 그럼 오케이가 안 나다가, 한 번 확 긁으면 오케이가 난다. '아 이게 맞나보다. 대중들도 좋아하겠지' 생각했다. 그쪽으로 나도 모르게 치우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효신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을 점점 많이 하면서 깨달음도 생겼다. '왜 이렇게까지 왔지' 싶더라. 내가 내 음악을 너무 덜 아끼게 된 것 같았다. 그때 음악을 좋아한 팬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지만, 싫다는 게 아니고 덜 아끼는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아끼는 음악을 해야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악을 할수록 거창한 생각이 없어진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고, 아끼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고백했다.

박효신은 노래를 부르는 무대 외에는 얼굴을 볼 수 없는 가수다. 그런 만큼 음악 관련 방송에서 진솔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비롯해 정재일을 위해 된장찌개를 만들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박효신은 "정재일처럼 음악을 잘하는 친구가 대중들에게 많이 보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재일이를 엄청꼬셨다. '형이랑 음악을 해보자'고 그랬는데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효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정재일은 제대 후 '야생화'를 만들었고, 이 곡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박효신은 "사실 '야생화'가 나와을 때도 상황이 다 해결된 게 아니었다. 사람을 기피했을 때다. 만나면 날 위로하려는 모습도 미안하고 불편하고 그랬다. 그렇다고 '괜찮아~'라고 하기엔 그것도 아니었다. 당시 다이나믹 듀오 형들을 만났는데, 개코 형이 축하한다고 박수를 쳤다. '그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런 노래를 만들 수 있는 거야. 감사하다고 고마운 일이다'라고 하더라. 그러고 얘기하고 나서 집에 오는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형들은 더 멀리 보는구나' 느꼈다"고 설명했다.
싱어송라이터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박효신은 "아직도 멋 부리고 있었으면 절대 만들지 못했을 것 같다"며 속 깊은 얘기를 들려줬다.
한편, '너의 노래는'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았던 노래의 탄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작곡가 겸 음악감독 정재일의 시선에 따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hsjssu@osen.co.kr
[사진] '너의 노래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