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 히치콕, 박찬욱감독x정신과의사도 리스펙한 '싸이코' 거장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1.18 19: 45

“서스펜스의 대가 히치콕”
‘방구석1열’이 감독들의 감독, 영화계 거장 히치콕 특집으로 ‘싸이코’와 ‘현기증’을 다뤘다. 
18일 전파를 탄 JTBC ‘방구석1열’ 38회에 히치콕 감독의 열혈 팬이라는 민규동 감독과 배우 이영진이, 변영주 감독의 술 친구라는 정신과 전문의가 출연했다. 히치콕 감독은 그동안 56편을 제작했는데 1962년 개봉작인 ’싸이코’는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1959년작인 ‘현기증’은 10년주기로 뽑는 세계 명화 톱10에서 1982년 처음 차트에 들었다고. 시간이 갈수록 높게 평가되는 영화다.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 분석 정신과 논문에서 히치콕을 검색했다. 정상 심리가 아닌 이상 심리를 극명하게 다루는 영화가 많더라. 정신 분석과 심리 분석에 있어서 히치콕의 영화는 흥미로운 소재다. 학생들과 정신과 실습할 때 한계가 있는데 영화를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인간의 심리가 담긴 히치콕의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계 거장인 히치콕 감독이지만 1940년 ‘레베카’로 딱 한번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인 ‘싸이코’는 자신의 인격과 어머니의 인격을 함께 지닌 남자가 주인공. 어머니와 그의 애인을 살인한 후 죄책감에 어머니의 인격이 자신에게서 튀어나와 여주인공을 살해하는 내용이다. 
가장 유명한 샤워부스 속 살해신에 관해 주성철 편집장은 “여주인공이 노출신 부담은 없었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더라. 평생 샤워부스에서 씻지 못했다고 했다”고 알렸다. 변영주 감독은 “살해 장면은 중요한 게 아니다.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지고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게 이야기의 핵심 구조다. 히치콕 감독은 서스펜스를 중요시한 감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영화용어인 맥거핀에 대한 풀이도 이어졌다. 민규동 감독은 “극의 긴장감을 부여하며 중요한 듯 보이지만 후반에 사라지는 것들을 일컫는 단어다. 인물, 상황, 소품 등. 원래 있는 스토리 기법이지만 히치콕이 맥거핀이라고 명명했다. 시각적 심리적으로 집중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기법이다. ‘곡성’의 독버섯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싸이코’는 변기신, 살해신, 속옷 노출신 등 3번이나 검열이 걸렸다. 하지만 검열관과 기싸움 끝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개봉시킨 히치콕 감독이다. 영화의 표현의 수위가 확장된 작품이 된 셈. 멤버들은 “관객과 검열관들과 밀당이 능수능한 히치콕 감독이었다. 엄청난 완벽주의자다. 그림을 그리듯 모든 요소를 자기 설계대로 공기까지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금발 여배우를 다양한 캐릭터로 쓴 건 강박적 자기취향이다. 다만 금발 여배우는 얼굴이 없는 존재다. 배우는 영화를 구성하는 소품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현기증’이 소개됐다. 주성철 편집장은 이 작품에 대해 “박찬욱 감독이 ‘현기증’을 보고 이런 얘기를 했다. 존이 매들린과 바닷가에서 키스할 때 파도가 철썩 친다. 히치콕 감독이 파도마저 통제하는 것 같아 너무 놀랐다고 하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현기증’은 강렬한 오프닝과 반복적인 색채 표현, 인물의 병적인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간다. 민규동 감독은 “히치콕 감독이 술 취했을 때 느낀 기분을 표현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술 먹고 뻗었는데 갑자기 주변이 멀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15년간 고민하다가 ‘현기증’으로 구현해냈다”고 감탄했다. 모든 영화적 테크닉의 백과사전이라는 것. 
관음적 시선을 많이 쓰는 것에 대해 민규동 감독은 “관객들을 관음에 동참시키면서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알렸다. 전문의는 “관음과 노출은 동전의 앞 뒷면이다. 인간이 가진 문화나 문명의 발달도 관음 덕분이다. 이치를 ㄷ깨닫기 위해 쳐다보고 싶은 마음을 히치콕 감독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했다”고 밝혔다. 
전문의는 주인공 존에 관해 “누군가를 구해야 한다는 구원 환상을 가진 사람이다. 평강공주, 경찰, 소방관, 간호사 등이다. 그래서 존 역시 경찰이 된 거다. 내 친구와의 삶이 불행해 보이니까 본인이 매들린의 목숨을 구하려고 했고 사랑에 빠진 셈이다. 하지만 구원환상 욕구를 위해 신경질 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병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패널들은 “히치콕 감독은 말로 설명하지 말고 시각화 하라는 걸 강조했다. 영상과 소리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히치콕은 늘 관객의 뒤에 자리잡는다. 관객의 재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감독이다. 영화 문화를 바꿨다. 단순한 유희였던 영화를 감상하는 예술로 바꾼 셈이다. 천재 엔터테이너 같다. 관람 환경부터 대중의 취향까지 잘 아는 감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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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구석1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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