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왕년의 거포’ 새미 소사(51)는 지난해 4월 ‘NBC스포츠 시카고’와 인터뷰에서 “컵스와 다시 일할 일은 없다. 단지 프랜차이즈에서 다시 환영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사는 컵스의 간판 스타였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컵스에서 13년간 1811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1985안타 545홈런 1414타점으로 활약했다. 1998년 MVP, 2000・2002년에는 홈런왕을 차지했다. 1998년 66개, 1999년 63개, 2001년 64개로 3차례나 60홈런 시즌을 보냈다. 통산 홈런 609개는 메이저리그 역대 9위 기록.
그러나 2004년을 끝으로 컵스를 떠난 소사는 이후 한 번도 친정팀과 함께하지 못했다. 등번호 21번은 영구결번 되지 않았고, 구단 행사에도 부름이 없었다. 컵스 팬들과 인사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2015년 소사는 “컵스의 월드시리즈 홈경기 때 시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지만 2016년 컵스의 월드시리즈에서 소사에게 시구 기회는 없었다.

줄곧 소사를 외면한 컵스 구단의 방침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듯하다. 18일(이하 한국시간) ‘ESPN 1000’ 라디오에 출연한 톰 리켓츠 컵스 구단주는 “소사에 대한 구단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며 “전에도 말했듯 우린 소사를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사랑했지만, 그는 꽤 불편한 시대에서 뛰었다”고 지적했다.
소사가 활약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는 ‘스테로이드 시대’로 불린다. 마크 맥과이어와 역사적인 홈런 레이스를 벌인 소사도 2003년 도핑 테스트에서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을 나타내 명성에 흠집이 났다. 소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약물 선수로 낙인 찍힌 지 오래.
리켓츠 구단주는 “그 시대에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썼다. 1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연방정부의 조사가 있다”며 “그 사람들은 너무 가혹하게 평가하고 싶지 않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정직함에 있어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충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켓츠 구단주는 수년간 소사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소사에게 ‘정직함’과 함께 사과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사가 지난 과거에 사죄하지 않는다면 컵스 팬들과 만날 기회는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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