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류제국은 몸집이 예전보다 줄어 보였다. 인사와 함께 ‘체중이 빠졌느냐’고 묻자 류제국은 “아니다. 몸은 이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무척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보다며 서로 웃었다. 2018년 2월 중순 오키나와의 LG 스프링캠프에서 본 뒤로 거의 1년 만에 지근거리에서 만났다.
류제국은 2018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작년 캠프에서 허리를 삐끗해 중도 귀국할 때만 해도 부상이 오래갈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재활을 하다 결국 8월초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류제국은 “캠프에서 다쳤을 때는 디스크가 심하게 눌린 것이 아니라 괜찮다 했다. 이후 디스크 찢은 것이 붙었다고 하는데 점점 몸 상태는 안 좋아지더라. 7월 다시 검진하니 ‘심각하다. 너무 늦었다’고 하더라. 큰일날 뻔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태는 위험하기까지 했다. 허리디스크 주위의 인대가 석회처럼 굳어졌고, 부위가 점점 커지면서 허리 신경을 누른 것이다.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2달 후에는 휠체어를 타야 할 것 같다’는 검진 결과까지 들었다.
팀 후배 정찬헌이 비슷한 증세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류제국은 “찬헌이가 수술 받은 대전의 병원을 찾아갔다. 정찬헌 케이스 보다 안 좋다고 하더라. 힘든 수술이 될 거라고 했는데, 다행이 수술 결과가 좋게 됐다”고 말했다.
수술을 받은 지 5개월이 지났고, 현재 몸상태는 걱정할 것은 없다고 했다. 신경 눌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100%로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면 된다. 그는 “다리 저림 같은 것이 있다. 감각적으로 조금 무디다고 할까. 그런 느낌은 아직 있다”고 했다. 정찬헌도 아직 겪고 있는 미세한 증상이다. 정찬헌은 “투구를 많이 하거나 평소에도 다리가 약간 저릴 때가 있다”고 했다.
류제국은 “가볍게 캐치볼을 30m 거리에서 하고 있다. 근력과 순발력이 수술 이전보다 많이 떨어져 있어서 웨이트와 스피드 운동을 많이 한다”며 “현재 재활 과정에서 안 좋은 것은 없다. 차근차근 재활 프로그램을 따르면 4월말에는 전력 피칭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전 경기에서 던진 지가 1년도 더 넘었다. 감각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던져야 한다. 찬헌이도 감각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 자기는 잊고서 던진다고 하더라. 재활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시키고 있다. 5월이면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류제국의 1군 등판은 2017시즌 9월 14일 KT전이 마지막이었다. 류제국은 “무리하지 않고 따뜻한 호주에서 천천히 재활에 매진하겠다”며 “목표 같은 것을 생각할 처지가 아니다. 복귀해서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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