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떠났지만...'후배' 황희찬-김진수는 그를 위해 싸웠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1.23 00: 50

기성용은 떠났지만, 동생들의 마음에는 그가 함께 하고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53위)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FIFA 랭킹 113위)과 경기에서 정규 시간 9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연장 전반 15분 터진 김진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벤투호 출범 이후 최대 '졸전'이었다. 바레인을 상대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대의 공격에 위협적인 장면을 내줬다. 김승규의 수차례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만한 장면이 계속 나왔다. 황희찬과 김진수의 원더골이 아니었다면 16강 탈락으로 무너질 수 있었다.

지난 20일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기성용은 부상 회복 문제로 대회 중도에 팀을 떠나게 됐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의 정신적 지주인 기성용의 이탈이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됐다. 지난 21일 기자회견에 나선 황의조는 "(기)성용이 형을 위해 우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떠난 기성용을 위해 우승하겠다는 생각은 황의조가 아닌 모든 선수들이 보여줬다. 이날 전반 43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트리고 나서 알 수 있었다. 세리머니를 향해 달려가던 황희찬은 손가락 10개를 들었다. '절친' 황인범이 다가와 옆에서 손가락 6개를 들어올리며 숫자 '16'을 완성시켰다.
'16'은 기성용의 등번호다. 연장전에도 마찬가지었다. 김진수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고 나서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어 올렸다. 김진수는 카메라를 향해 기성용의 유니폼을 보여주며 그를 그렸다. 이날 바레인전에서 기성용은 벤투호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마음에는 함께하고 있었다. /mcadoo@osen.co.kr
[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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