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수원 삼성)이 바레인전서 악몽을 꿨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53위)은 23일(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서 끝난 바레인(113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16강서 연장 혈투 끝에 김진수(전북)의 헤더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의 상대인 바레인을 맞아 공격 작업에 애를 먹었다. 9~10명의 바레인 선수들이 두 줄 수비를 구축해 활로를 뚫는 데 고전했다. 측면 풀백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찾아온 기회도 부정확한 크로스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특히 좌측 풀백 홍철의 경기력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홍철은 벤투 감독이 1순위 레프트백이라고 공언했을 정도로 두둑한 신임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벤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레인전에는 홍철의 장점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좌측면에서 수 차례 결정적인 크로스 기회를 잡았지만 매번 영점 조준이 되지 않았다. 골키퍼 가슴에 안기는 크로스가 여러 번 있었을 정도로 부정확했다.
홍철은 본업인 수비서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1-0으로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32분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상대의 약한 슈팅을 오른발로 골라인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발인 왼발 바깥쪽으로 클리어링 하려다 문전의 알로마이히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홍철의 부진은 경쟁자 김진수(전북)의 활약이 더해지며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연장전반 6분 홍철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김진수는 연장전반 추가시간 천금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바레인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는 데 홍철의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자로 잰 듯한 크로스는 반드시 필요한 공격 옵션이다. 홍철의 부진이 이어지며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 감독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dolyng@osen.co.kr
[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