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의 예언대로 한국과 카타르가 8강서 격돌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53위)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FIFA 랭킹 113위)과 경기에서 정규 시간 9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연장 전반 15분 터진 김진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8강에서 카타르와 격돌한다. 카타르는 같은 날 열린 이라크와 16강전에서 후반 17분 터진 바삼 알 라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카타르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득점, 0실점을 기록했다. 레바논에 2-0, 북한에 6-0, 사우디아라비아에 2-0으로 이겼다.

한국, 일본과 함께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3전전승을 거둔 3팀 중 한 팀이다. 더구나 카타르는 이날 경기에서도 실점하지 않으면서 4경기 연속 실점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무실점 기록이 깨지면서, 4전 전승과 무실점을 동시에 기록 중인 팀은 카타르가 유일하다. 부담스러운 상대이다.
알 사드(카타르)에서 뛰고 있는 사비 에르난데스는 카타르 ‘비인스포츠’의 아시안컵 분석 프로그램에서 한국과 카타르의 8강 맞대결을 예상한 바 있다. 나름대로 놀라운 적중력을 보인 사비는 카타르가 한국을 꺾고 4강에선 호주, 결승에선 일본을 침몰시키고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다고 예상했다.
당시는 그저 흥미로운 상상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흘러 한국과 카타르의 8강은 현실화됐다. 물론 사비의 예언이 모두 맞은 것은 아니다. 적중한 것 이상으로 적중하지 않은 것이 더 많다. 베트남의 돌풍을 예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16강 상대도 바레인이 아닌 오만으로 예상했다.
가십거리인 사비의 예언을 제외하고, 8강전 카타르와 대결에 대해 점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바로 벤투호가 16강 바레인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문제다. 바레인을 상대로 벤투호가 보여준 모습은 엉망진창이었다. 잦은 패스 미스와 소극적인 플레이로 무의미한 점유 축구를 이어갔다. 벤투호의 슬로건인 ‘지배하는 축구’는 공염불에 그쳤다.
바레인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경기력의 문제를 인정하며 최대한 빨리 개선해서 8강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경기 템포보다는 잦은 실수가 문제다. 점유율을 추구하는 축구인데 공을 쉽게 뺏기고 실수가 나오다 보니 상대에게 유리한 상황이 이어졌다. 효율적으로 빌드업을 하고 공격 전개를 해야 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조별리그가 끝나고 5일 간의 휴식을 가졌지만, 바레인전 벤투호 선수들은 모두 둔한 몸놀림으로 힘든 경기를 펼쳤다. 부담스럽게도 오는 8강전까지 2일만의 휴식을 가진다. 거기다 연장전까지 소화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열세다. 벤투호가 사비의 예언을 가십거리에 멈추게 하려면 바레인전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약점을 보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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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바이(아부다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