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재팬이 큰 벽을 극복했다."
8강에 오른 일본 축구대표팀 내부에서 항명 사태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일본은 전반 20분 만에 터진 도미야스 다케히로(신트트라위던)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호평을 받지 못했다. 볼 점유율이 23.7%에 그치는 등 사우디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최다 우승국(4회)인 일본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 역시 우승 후보에 걸맞지 않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이기긴 했지만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내용에서는 졸전을 펼쳤다.
이에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는 일본이 사우디전에서 전반 20분 선제골을 잘 지켜 이길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반역소동'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기사는 사우디전에서 1골을 넣은 후 곧바로 수비를 걸어잠글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이 큰 진화를 이룬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팀의 조직력이 더욱 단단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결속력을 다질 수 있었던 계기는 미드필더 이누이 다카시(31, 레알 베티스)의 이례적인 감독과의 담판 때문이었다고. 모리야스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한장의 교체카드만 사용했다.
이누이는 이에 의문을 품고 모리야스 감독에 면담을 요청했다. 잘못하면 항명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이에 진지하게 대응했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더불어 다른 모든 선수에게도 이를 설명했다.

기사는 그 사건 이후 선수들과 모리야스 감독 사이에는 더욱 큰 신뢰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32, 우라와 레즈)는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관찰과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다. 대화도 개별적으로 하고 있다"고 개방적인 선수단 분위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일본은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우즈베키스탄전에 앞서 조 1위 여부를 놓고 모리야스 감독과 선수단이 다른 의견을 내기도 했다. 감독은 2위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 로테이션을 선언했지만 선수단은 무조건 베스트 멤버를 기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사는 이런 감독과 선수의 의견 충돌이 서로의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힘든 싸움을 극복함으로써 팀의 일체감도 높아지고 아시아 왕좌 탈환을 위한 만반의 준비도 갖춰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일본은 오는 24일 오후 10시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맞붙어 4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letmeout@osen.co.kr
[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