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2019시즌 최대 과제는 역시 선발투수 육성이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꾸는 모험수를 던진 가운데 토종 선발들의 성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벌일 선발투수 후보를 정했다. 지난해 꾸준히 기회를 받은 김민우, 김재영 외에도 장민재, 김범수, 김성훈, 박주홍 등 젊은 피들이 선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한화에서 비교적 선발 경험이 풍부한 이태양(29)은 선발 후보에서 빠졌다. 한용덕 감독은 “태양이는 뒤쪽(구원) 그대로 간다. 지난해 그림도 좋았고, 투구 유형 자체가 (선발보다) 불펜에 어울린다. 불펜에 적응을 잘했는데 또 변화를 주기 그랬다”고 밝혔다.

이태양은 지난 2014년 30경기에서 153이닝을 던지며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로 활약했다. 미래 선발 에이스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5년 팔꿈치 수술 재활로 한 시즌을 쉰 뒤 2016년 2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통산 선발승 15승은 한화 20대 투수 중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해 불펜으로 보직 변경에 성공했다. 63경기에서 79⅓이닝을 소화한 이태양은 4승2패12홀드 평균자책점 2.84 탈삼진 85개로 위력을 떨쳤다. 짧은 이닝 전력 투구로 9이닝당 탈삼진 9.64개를 찍는 구위를 자랑했다. 선발보다 구원으로 더 높은 가치를 본 이유다.
팀의 미래를 볼 때도 ‘불펜 이태양’이 더 필요하다. 한 감독은 “우리 불펜 셋업맨들을 보면 나이 든 선수들이 많다. 다음 세대까지 생각하면 태양이가 쭉 불펜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권혁(36) 송은범(35) 안영명(35) 윤규진(35) 송창식(34) 등 한화 불펜 셋업맨은 대부분 30대 중후반이다. 마무리 정우람(34)도 다르지 않다. 장기적으로 보면 구원도 계속 키워내야 한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박상원(25)이 있지만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선발 이태양’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한 감독은 길게 내다보고 있다. 잦은 보직 흔들기를 경계하는 한 감독의 선택은 올해도 ‘불펜 이태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