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송 중인 'SKY(스카이) 캐슬'의 두 얼굴이다.
23일 온라인 검색어 순위는 ‘예서 책상’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예서(김혜윤 분) 책상'은 JTBC ‘SKY캐슬’에 등장해 유명세를 탄 책상과 스터디큐브.
드라마의 화제성과 시청률이 나날이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극중 예서의 공부방으로 사용되는 책상과 스터디큐브 판매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예서 책상은 공부에만 집중하도록 만든 1인용 독서실로 극 중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에게도 호평을 받았던 바다. 그야말로 실제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실제로 이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는 해당 물품의 인터넷 주문 페이지에는 “주문량이 매우 많아 배송 스케줄이 밀려있는 상태”라는 공지가 쓰여 있기도 하다.
이런 '예서 책상'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것은 지난 2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둥지탈출3’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방송인 조영구·신재은 부부가 출연해 아들 정우 군이 상위 0.3% 영재 판정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남다른 교육을 시키고 있음을 보여줬다.
엄마의 노력은 대단했다. 신재은과 정우 군은 나란히 앉아 문제집도 함께 풀었다. 신재은은 “아들이 저와 함께 문제를 풀면 경쟁심 때문에 더 잘하더라”고 그 이유에 대해 말했다. 조영구는 “아내가 똑같은 문제집 두 권을 사서 자기가 먼저 풀어본다. 아내의 모습을 보면 정말 존경한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런 신재은은 인터넷 쇼핑을 통해 스터디 큐브를 검색하며 "요즘 이 책상이 화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안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거다. 지금 난리다”라고 덧붙이며 “독서실 비용이 한 달에 10만 원이라고 생각하면 2년에 240만 원인데, (아들이) 앞으로 몇 년을 더 학교 다녀야 하는 걸 생각하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신재은은 이후 OSEN에 "드라마를 보면서 저런 책상도 있고 코디도 있고, '이게 정말 열혈맘들의 문화구나' 싶은 정도였다. 아무래도 제가 적극적인 편이라 예서 엄마랑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있었나 보다. 그래도 전 예서 엄마에겐 발끝에도 못 미친다. '새로운 세상이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방송을 봤다", "예서 책상은 협찬이 절대 아니다. 그런 책상이 있구나 싶어 본 것이지 저희랑 상관 없는 브랜드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예서는 '스카이 캐슬'에서 서울대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야망녀다. 목표가 확실한 것은 칭찬받을만 하지만, 그런 욕망이 비뚤어진 방법으로 나아가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엄마 한서진(염정아 분)은 이런 예서와 목표를 함께 하며 딸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예서 책상은 이런 맥락에서 어쩌면 슬픔과 비판의 장치다(물론 드라마 속 얘기다. 실제 '예서 책상'은 '안전하고 건강한 독서실을 집안에 만들어줘야겠다'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스터디큐브 안에서 공부 자체라기보다는 앞날의 사회적 위치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폭발시키는 예서. 지독한 입시 지옥을 경험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면서 누군가는 우리 아이들의 처지가 한탄스럽다고 느끼던 찰나, 누군가는 그 예서 책상을 구입하기 위해 검색을 하고 하루 빨리 손에 닿기를 기다린다. 두 사람이 사는 세상이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이렇게 다른 둘 중 누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써 본 후기 역시 호불호가 갈리니 말이다. 현실을 반영하고 비판하지만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말그대로 '신박한' 아이템을 소개해 버린 셈이 된 'SKY캐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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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