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에 도전하는 박항서, "일본과 전쟁, 끝까지 싸워서 이기려고 노력할 것" [일문일답]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1.23 21: 27

  "일본이라는 벽을 넘기 위해 힘차게 도전해보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오는 2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8강전에 나선다. 상대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박항서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베트남 대표팀에서 연이은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앞선 조별리그 1, 2차전에 피하며 베트남 언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3차전 예멘전을 2-0으로 잡으며 페어플레이룰에서 레바논에 앞서서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하며 기적을 써내려 갔다.

16강에서 A조 1위 요르단을 만난 베트남은 다시 한 번 기적을 일으켰다.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전 거세게 추격하며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이 아시안컵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항서호의 8강 상대는 일본.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이전 일본 축구 스타일과 다르게 낮은 점유율에도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선승을 거뒀다. 하지만 4전 전승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 회견에 나선 박항서 감독은 "일본전은 베트남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일본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 것은 사실이다. 일본은 조별리그 우즈베키스탄전과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전혀 다른 선수 구성을 내세웠다. 일본은 팀 전체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16강전을 보며 일본의 여러 선수가 유럽 팀에서 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본은 그만큼 경험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래도 일본이라는 벽을 넘기 위해 힘차게 도전해보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을 끝나고 아시안컵에 왔을 때는 조별리그 통과가 목표다. 일단 통과했으니 1차 목표는 달성했다. 어느 정도 성과는 거뒀다. 일단 팀에 전력이라는 것이 단기간에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우리팀이 결과를 떠나 어떤 경험을 얻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베트남 축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다음은 박항서 감독과 일문일답.
- 일본전 경기 양상.
▲ 일본이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우리는 수비적으로 버티느라 고생할 것이다. 일본이 모든 전력 부분에서 우리보다 우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 선수 시절 한일전 인연. 베트남 감독이지만, 한국인으로 일본전에 임하는 각오.
▲ 내가 선수 시절에는 화랑-충무 2개의 팀이 있었다. 화랑 소속으로 교체로 한일전에서 뛰었던 기억이 있다. 내 조국은 한국이다. 하지만 지금은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우선이다. 한국과 일본의 관심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 베트남 대표팀이 박항서 감독에게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 내가 부임한지 13개월이 됐다. 작년 한해 개인적으로나 베트남 대표팀으로나 예상 외의 성적을 거뒀다. 개인적으로는 기적 같은 1년이었다. 그런 결과가 감독 혼자가 만든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목적을 가지고 함께 해줬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진 코치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베트남 코칭 스태프, 축구협회 모두가 한 마음으로 예상외의 결과를 만들었다.
나 혼자 힘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에 있을 때는 갈 팀이 없어 여기까지 왔는데 잘 됐다. 기회를 준 베트남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재직하고 있는 동안은 내가 아는 축구의 지식을 조금이나마 전달하고 싶다. 그것이 날 선택한 베트남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한다.
- 베트남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평가.
▲ 지금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태. 전체적으로 베트남 유소년 시스템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몇몇 구단이나 아카데미는 뛰어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평균화 되어 있지 않다. 아직 높은 질의 시스템은 없다.
-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은 다르다고 했다. 그것에 대한 생각은.
▲ 모리야스 감독이 교류는 없지만 잘 알고 있다. 일본 최고의 젊은 지도자로 알고 있다. 대표팀 감독 이전에 같은 호텔에 있었다. 교류는 없지만, 한국인 지도자에게 들으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1패로 그를 폄하할 수는 없다. 능력있는 감독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이라 생각한다.
- 이란-이라크전이 일본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나.
▲이란-이라크와 일본은 경기 스타일이 다르다. 경험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 스스로 싸우는 방법을 알아차린 것 같다. 분명히 일본과 경기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볼 때 일본전 승산이 없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와 코칭 스태프는 일본전 필승만 생각하고 있다. 나와 베트남 선수들은 일본과 전쟁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
- 일본전 필승 전략.
▲ 일본이라고 특별하게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를 상대로 만나기 때문에 고민한다는 것을 빼곤 특별한 것은 없다.
[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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