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상한선의 함정, 해커 복귀 가능성 높은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1.24 05: 52

올 시즌에도 KBO리그에서 에릭 해커(36)를 볼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KBO는 2019년부터 신입 외국인 선수의 몸값을 100만 달러로 제한했다. 연봉, 계약금, 옵션, 이적료를 모두 포함한 조건. 외국인 선수들의 치솟는 몸값을 제한하며 공정한 경쟁 유도를 위함이었다. 
긍정적인 면이 먼저 부각됐다. 19명의 신입 외국인 선수들이 해를 넘기지 않고 빠르게 계약했다. 8명의 선수들이 정확히 100만 달러 한도를 채웠다. 구단 관계자들은 “협상이 심플해졌다. 구단의 제안이나 선수의 결정이 빨라졌다”며 협상에 있어 ‘밀고 당기기’ 과정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신입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도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100만 달러 상한선 도입이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지금 당장 드러나지 않았지만 시즌 도중 기량 미달 또는 부상 선수가 나와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할 때 상한선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첫 계약은 문제없지만 시즌 중간에 대체 선수를 구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대체 선수가 뛸)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몸값도 떨어진다. 시즌 절반을 넘어 바꿀 경우 50만 달러도 안 되는 금액에 이적료를 포함해서 데려와야 한다. 좋은 대체 외인 찾기가 힘들어질 것이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시즌 중 대체 선수로 검증된 경험자들이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에릭 해커도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을 준비했고, 6월 키움의 대체 선수로 30만 달러에 계약했다. 무소속은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지만 이적료가 없어 구단의 몸값 부담이 덜하다. 해커는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한다. 
더스틴 니퍼트(전 KT)도 월봉 계약으로 이적이 자유로운 대만행을 추진 중이라 대체 선수로 안성맞춤이다. 키버스 샘슨, 데이비드 헤일(이상 전 한화)은 각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지만 한국팀에서 입단 제의가 올 경우 조건 없이 풀려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물론 외국인 스카우트 능력이 좋은 팀이라면 적은 몸값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지난해 키움은 6월 해커에 이어 8월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를 단돈 10만 달러에 뽑았다. 두 선수 활약으로 가을야구에 복귀했고,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드라마를 썼다. 반면 두산은 6월 데려온 스캇 반슬라이크가 적응 실패로 재미를 보지 못하며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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