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베트남의 기적을 이끌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8강전에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과 격돌한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연이은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 피하며 베트남 언론의 포화도 받았다. 하지만 3차전 예멘전을 2-0으로 잡으며 페어플레이룰에서 레바논에 앞서며 마지막으로 16강에 합류했다.

16강에서 A조 1위 요르단을 만난 베트남은 다시 한 번 기적을 일으켰다.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전 거세게 추격하며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이 아시안컵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3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은 ""일본전은 베트남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결과를 떠나 어떤 경험을 얻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베트남 축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함께 기자 회견에 나선 응우옌 꽁푸엉도 "일본은 매우 강한 팀이다. 나와 우리 팀은 아시안컵 여정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베트남 선수단은 꽁푸엉의 생일(1월 21일생)을 축하하기 위해 두바이 호텔의 한식당을 방문했다. 박항서 감독이 직접 주도한 서프라이즈 파티였다. 베트남 축구협회가 케이크를 준비하고 한식당에 가져가 축하 파티를 벌였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자주 선수들과 한식당 나들이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일간지 '탄닌'의 응구옌 꽌 비엣 기자는 이러한 한식당 나들이는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항서 감독은 평소 선수들과 아버지처럼 지낸다. 선수단의 생일을 챙길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자상하게 보살피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서 대표팀 전속 조리장을 데려오지 못했다. 따라서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팬들이 대표팀을 위해 자국 음식을 공수하고도 있다. 박항서 감독도 다른 나라에 부족한 지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꽌 비엣은 "이번 대회 내내 베트남 대표팀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나쁘진 않지만 먹다 보면 질릴수 밖에 없다. 이럴 때마다 박항서 감독은 적절하게 한식당 나들이를 통해 선수의 기분을 풀어주고 있다. 마치 아버지와 같은 모습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처럼 한식당 나들이는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의 일종이다. 꽌 비엣은 "베트남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을 아버지와 같이 따른다. 그들은 매우 강한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이 베트남 돌풍의 비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 8강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 성과 중 하나라고 본다"고 극찬했다.
박항서 감독은 21일 선수단에게 하루 휴식을 주고 자신은 8강 상대 분석을 위해 일본-사우디아라비아전을 직접 관찰했다.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은 전문가들은 승산이 없다 보겠지만, 나는 일본전 필승만 생각하고 있다. 나와 베트남 선수들은 일본과 전쟁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선언했다.
과연 베트남 선수들을 춤추게 하는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일본전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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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 (아래) 응구옌 꽌 비엣 기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