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는 달려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53위)은 23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와슬 풋볼 아카데미에서 회복 훈련을 가졌다,
벤투호는 지난 22일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FIFA 랭킹 113위)과 경기에서 정규 시간 9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연장 전반 15분 터진 김진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의 상대인 바레인을 맞아 공격 작업에 애를 먹었다. 9~10명의 바레인 선수들이 두 줄 수비를 구축해 활로를 뚫는 데 고전했다. 측면 풀백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찾아온 기회도 부정확한 크로스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다행히 한국은 전반 43분 황희찬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후반 32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홍철(수원)의 클리어링 미스로 문전의 알로마이히에게 일격을 맞았다.
다급해진 벤투 감독은 경기 종료 1분 전 황인범(대전)을 빼고 3번째 교체 카드로 이승우를 투입했다. 이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이승우는 재치 있는 개인기와 과감한 슈팅으로 활기를 부여했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과 연장전을 포함해 35분여를 뛰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승우에게는 기념비적인 아시안컵 데뷔다. 그는 이번 대회 도중 부상 대체자로 합류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단 1분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조별리그 마지막 중국전에서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자 물통과 수건을 던지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이승우의 행동으로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논란에 시달리던 이승우는 벤투 감독이 준 짧은 기회서 주목할만 한 모습을 남겼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서 "항상 경기장에 나가 골도 넣고 공격포인트도 올리고 싶었다. 열정이 앞섰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나에게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팀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됐다면 죄송하다. 형들과 다 얘기해서 풀었다"고 전했다.
결국 이승우는 논란을 바탕으로 자신이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바레인전 다음 날 훈련장에서 만난 이승우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그는 다른 8명의 선수와 함께 부지런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훈련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바레인전 짧은 시간 교체로 나선 이승우는 자신의 실력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했다. 야생마같은 이승우가 잠시 발목을 잡았던 논란을 가볍게 이겨내고 그라운드에서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