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팀’ 탄생주역 KCC 오그먼 감독, 추억의 88올림픽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01.25 07: 12

스테이시 오그먼(51) KCC 감독이 31년 만에 잠실을 찾는다.
전주 KCC는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홈팀 서울 삼성을 상대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미국대표팀 멤버였던 오그먼은 31년 뒤 한국팀이 감독이 돼 잠실을 다시 찾게 됐다. 감회가 새로울 법하다.
오그먼이 속한 미국대표팀의 성적 때문에 세계농구 역사가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에는 프로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돼 있었다. 농구종주국인 미국은 올림픽에 대학생 대표팀을 파견했다. 조지타운대학 전설의 명장 존 톰슨 감독이 올림픽팀을 지휘했다.

미국팀에는 해군사관학교에서 복무하던 ‘제독’ 데이빗 로빈슨을 비롯해 댄 멀리, 미치 리치몬드, 허시 호킨스 등 미래의 NBA 올스타들이 즐비했다. 1988년 캔자스대학을 NCAA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끈 대니 매닝도 미국을 대표했다. 오그먼 역시 1991년 UNLV 34연승을 이끈 대학최고의 선수였다.
승승장구하던 미국은 준결승에서 소련(소비에트 연방, 현 러시아)에게 76-82로 졌다. 소련의 멤버는 미국 못지않았다. 소련은 유럽프로무대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대거 포진했다. 220cm의 대형센터 아비다스 사보니스는 당시 25세에 무릎까지 싱싱한 괴물이었다.
맞상대 데이빗 로빈슨이 19점, 12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선전했지만 노련한 사보니스(13점, 13리바운드)의 플레이에 말렸다. 유럽최고의 슈터였던 리마스 쿠르티나이티스가 3점슛 4개를 터트리며 28점을 올렸다. 나중에 NBA에서 활약했던 사루나스 마르셜오니스가 1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3/3로 대활약했다.
미국은 댄 멀리가 15점을 넣었지만 가드진의 화력에서 크게 밀렸다. 오그먼은 6분 출전해서 무득점에 파울 두 개가 활약의 전부였다. 미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호주를 78-49로 대파했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미국이 실력으로 소련에 패했다고 생각한 것은 처음이었다. 결국 데이빗 스턴 NBA 총재가 FIBA, IOC와 담판을 짓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프로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농구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으로 불리는 ‘오리지널 드림팀’이다.
드림팀에는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칼 말론, 존 스탁턴, 패트릭 유잉, 데이빗 로빈슨, 클라이드 드렉슬러, 스카티 피펜, 크리스 멀린까지 NBA 선수 11명에 듀크 대학을 우승으로 이끈 크리스챤 레이트너가 포함됐다. 서울올림픽 동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로빈슨은 드림팀1과 드림팀3에서 활약하며 올림픽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다.
이러한 역사가 있기에 서울올림픽과 잠실실내체육관은 세계농구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그먼 감독은 드림팀 탄생을 지켜본 산 증인인 셈이다.
한국도 88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했다. 유재학, 이충희, 김현준, 허재, 한기범, 김유택 등이 포진한 한국은 예선에서 5전 전패를 했다. 소련전에서 한국은 73-110으로 참패를 당했다. 김현준이 18점, 이충희가 14점을 기록했다. 92-104로 진 유고슬라비아전에서 이충희가 38점, 허재가 23점을 넣어 NBA 스카우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순위결정전에서 중국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이긴 한국은 2승 5패로 최종 9위를 차지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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