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결국 복병 카타르에 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압둘아지즈 하템에게 뜻밖의 중거리 슈팅을 허용, 0-1로 패했다.
이로써 59년만에 우승을 정조준 했던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 그대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이날 4회 연속 아시안컵 4강을 노렸다. 하지만 카타르의 한 방에 8강 무대를 넘는데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황의조가 최전방에 섰다. 황의조 아래 2선은 중국-바레인전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손흥민 대신 황인범을 올렸다. 황희찬이 사타구니 통증으로 이날 뛰지 못함에 따라 '황인범 시프트'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은 주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로 나서게 됐다. 손흥민은 이청용과 함께 측면에서 카타르의 뒷공간을 노렸다. 기성용이 떠난 중원에는 정우영, 주세종을 배치됐다.
포백 라인은 바레인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김진수를 비롯해 김영권, 김민재, 이용이 나란히 형성했다. 골키퍼는 변함없이 김승규가 장갑을 끼고 나왔다.
전반은 한국이 63%의 볼 점유율로 다소 우세했다. 한국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시도했다. 손흥민과 이청용을 앞세운 측면 공격과 황인범을 중심으로 황의조를 향한 중앙 공격으로 카타르 수비진의 허점을 노렸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3분만에 황의조가 날카로운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이날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김진수가 찔러준 전방 패스를 받아 수비수 4명 사이에서 순간적으로 돌며 감아찼다. 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12분에는 이청용이 문전 앞에서 댄 공이 골문 위를 살짝 벗어났다.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의 키를 넘겼고 쇄도하던 이청용이 슈팅을 시도했다. 26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골키퍼의 품안으로 공을 안기고 말았다.
특히 한국은 후반 30분에는 이청용이 얻어낸 프리킥을 키커로 나선 김진수가 왼발로 찬 것이 오른쪽 골대를 맞혀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계속된 찬스를 놓친 것이 화근이 됐다. 후반 33분 하템이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한국 골문을 통과했다. 정우영과 김영권이 앞에 버티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국에게 카타르는 이번 대회 가장 껄끄러운 상대 중 하나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에 불과한 카타르지만 2022년 월드컵 개최국답게 어린 선수를 체계적으로 키워가고 있는 팀이었다.
상대 전적에서 5승 2무 2패로 한국이 앞섰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7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3으로 패한 바 있다. 실제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4전전승과 무실점을 동시에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UAE)=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