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47경기…’철강왕’ 손흥민도 지칠 대로 지쳤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1.26 04: 37

‘철강왕’ 손흥민(토트넘)도 지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3위)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서 열린 카타르(93위)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서 0-1로 졌다. 이로써 1960년 우승 이후 59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원대한 꿈도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도 패배의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가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서 한국의 2골에 모두 관여했을 때만 해도 반 세기 만에 우승컵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강철몸을 자랑하는 손흥민도 체력에 발목이 잡혔다. 바레인과 16강, 카타르와 8강서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돌파와 슈팅 등 강점이 모두 사라졌다. 에이스가 실종된 한국도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이 지난 7개월을 돌이켜 보면 그의 발걸음이 유독 무거웠던 이유가 드러난다. 손흥민은 지난해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열린 6월부터 이날까지 7개월여 동안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총 47경기를 뛰었다. 소속팀서 31경기(ICC컵 3경기 포함), 각급 대표팀서 16경기를 치렀다. 매달 6~7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17경기에 나섰다. 유럽챔피언스리그 6경기, 리그컵(4경기)과 FA컵(1경기)에도 출전했다. A매치 10경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6경기도 뛰었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치른 뒤 72시간도 되기 전에 중국전에 출격했다. 선발로 나와 후반 44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바통을 터치하기 전까지 89분이나 뛰었다. 바레인전은 연장까지 120분 풀타임, 카타르전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철강왕이다. 월드컵에 참가했던 동료들이 대부분 쓰러졌음에도 손흥민은 토비 알더웨이럴트와 함께 유이하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다른 선수들에겐 논외인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까지 출전했으니 손흥민의 체력이 새삼 대단할 뿐이다. 그런 손흥민도 지칠 대로 지쳤다. 그는 카타르전 패배 후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여기 와서 몸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 잠도 잘 못 잤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체력이 문제가 됐다”며 체력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휴식이 필요한 손흥민이지만 쉴 틈이 없다. 26일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토트넘으로 돌아가면 중책을 맡는다.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과 2선 핵심인 델리 알리가 부상으로 3월 초까지 결장이 불가피하다. 최전방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복귀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이유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새벽 1시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길에 올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을 치른다. 31일 새벽 5시엔 안방서 왓포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를 가진다. 손흥민은 피로누적과 시차적응 등으로 크리스탈전은 사실상 출전이 불가능하다. 6시간의 비행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영국 언론도 왓포드전을 손흥민의 복귀전으로 점치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