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아시안컵 탈락으로 대표팀에 전면 세대 교체의 시간이 찾아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압둘아지즈 하템에게 뜻밖의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59년만에 우승을 정조준 했던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 그대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이날 4회 연속 아시안컵 4강을 노렸다. 하지만 카타르의 한 방에 8강 무대를 넘는데 실패했다.

대회가 끝나자 선수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인해 대표팀에게도 더욱 빨리 전면 세대 교체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날 후반 28분 황인범과 교체로 경기장에 투입됐던 구자철(30, 아우크스부르크)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고 이별을 밝혔다.
구자철은 "사실 호주와 평가전을 마친 뒤 결정을 내렸다. 아시안컵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생각했고, 감독님에게도 따로 전화를 드렸다"며 "주사기로 무릎의 물을 뺀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호주 다녀오고 나서 주사기로 무릎의 물을 뺐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대표팀에서 경기를 뛰는 것을 즐기지 못하고 압박감을 느끼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결국 무릎 부상과 대표팀에 대한 압박이 구자철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내가 스스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동안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 더 이상 무언가 도움을 못준다면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은퇴 의사를 명확하게 했다.

이제 벤투호는 피할 수 없는 전면 세대 교체를 맞이하게 됐다. 구자철 이전에 부상으로 대표팀을 먼저 떠난 기성용(30, 뉴캐슬)도 자신의 SNS에 은퇴를 암시한 바 있다. 구자철과 기성용 모두 지난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은퇴를 선언했으나, 벤투 감독이 만류하여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8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에 그치면서, 더 이상 구자철-기성용 두 베테랑의 은퇴를 만류할 근거가 사라지게 됐다. 구자철-기성용 모두 1989년생으로 다음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베테랑의 은퇴를 막는 것은 감독의 탐욕이다.
충격적인 아시안컵 8강 탈락에 이어 벤투호는 베테랑들의 은퇴로 인해 전면 세대 교체를 준비하게 됐다. 이제 한국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달려야 한다. 부진한 아시안컵 성적과 전면 세대 교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진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