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다시 한 번 왕관을 쓰는데 실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3위)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서 열린 카타르(93위)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서 0-1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이로써 1960년 우승 이후 59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원대한 꿈도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도 패배의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가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서 한국의 2골에 모두 관여했을 때만 해도 반 세기 만에 우승컵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강철몸을 자랑하는 손흥민도 체력에 발목이 잡혔다. 바레인과 16강, 카타르와 8강서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돌파, 슈팅 등 강점이 모두 사라졌다. 에이스가 실종된 한국도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의 연이은 부진에 분명 체력 문제도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서 "개인적으로 준비가 덜 됐다.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준비를 잘 했어야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런 경기로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대회 내내 몸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 잠도 잘 못잤다. 자려고 해도 잘 안 됐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체력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력 문제를 떠나서 손흥민이라는 이름값에 못 미치는 활약인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손흥민은 아직 벤투호 7경기에서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의 부동의 에이스지만, 활약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감독과 동료, 팬들이 손흥민에게 기대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손흥민에게 개인 통산 3번째 대회이다. 그는 첫 참가인 2011 아시안컵에서 4강, 2015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초라하게 8강서 떠나게 됐다. 손흥민은 “4년 전에는 우승 앞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쉬운 경기력으로 졌다. 이제 아시아에 쉽게 이길 팀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시안컵 실패를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 개인에게 모두 돌릴 수는 없다. 감독의 전술과 선수단 관리, 협회의 행정 미비 등 여러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크다. 하지만 손흥민 본인도 자신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아시안컵이라는 왕관을 쓰는데 실패했다.
1992년생인 손흥민에게 점점 시간은 사라지고 있다. 이제 최상의 컨디션으로 국제 대회에 도전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연 손흥민이 한국과 자신의 염원인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이 간단한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다시 4년을 기다리게 됐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