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 다시 한 번 풀백 자원을 찾는 긴 여정에 나서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압둘아지즈 하템에게 뜻밖의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번 대회 벤투호는 선수들의 줄부상에 시달렸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벤투식 '지배하는 축구'의 핵심인 남태희와 기성용, 이재성의 공백이었다. 볼 전개와 후방 빌드업의 핵심이 사라지자 벤투호는 무력한 점유율 축구로 변질됐다. 허리 라인이 흔들리자 결국 벤투호의 공격전개는 측면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번 대회 내내 벤투호는 상대의 밀집 수비의 타개책으로 양측 풀백의 오버래핑을 통한 공격을 택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이번 대회 내내 총 115개(필리핀전 26개 키르기스스탄전 25개, 중국전 11개, 바레인전 35개, 카타르전 18개)를 올렸지만, 22개만 성공할 정도로 성과는 미비했다.
자연스럽게 양측 풀백 자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오른쪽 풀백 주전 이용과 김문환은 나름대로 분전했지만, 왼쪽 풀백 자원 홍철-김진수의 부진이 컸다. 벤투 감독은 끝까지 왼쪽 풀백의 주전을 정하지 못했다. 김진수와 홍철이 번갈아 가며 나섰지만 누구 하나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다.
결국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풀백 자원의 기근이 떠오르게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홍철-김진수가 부상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나,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왼쪽을 포함한 풀백 자원의 기근은 단순히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대표팀의 발목을 잡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풀백 자원들을 보면 김문환(1995년생)을 제외하곤 이용(1986년생), 홍철(1990년생), 김진수(1992년생) 모두 나이가 있다. 실제로 대표팀 전 포지션 중에서 가장 고령화된 포지션 중 하나이다. 좌측 풀백의 또 다른 옵션이었던 박주호(1987년생) 역시 고참이다.
벤투식 축구에서 다시 허리 라인이 살아나도 풀백 자원의 활약은 필수다. 높은 점유율을 유의미한 공격 전개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풀백의 개인 능력들이 요구된다. 결국 벤투호 입장에서는 아시안컵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풀백의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