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야는 너무 얄밉지만.."
‘하나뿐인 내편’ 배우 윤진이가 존재감을 톡톡히 발산 중이다.
윤진이는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제작 DK E&M)에서 주인공 김도란(유이 분)과 대립되는 악역 장다야란 인물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장다야는 마냥 '절대 악'이라기 보다는 '밉상' 캐릭터에 가깝다. 그의 행동의 원인을 생각할 때 부분부분 이해가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시댁에 들어왔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 한참 스펙이 모자르다고 생각하는)큰 며느리 도란에게 모든 예쁨을 빼앗긴 후 느끼는 질투심이 '악행'의 '원동력(?)'이다. 틈날 때마다 자신의 머리채를 잡는(하지만 도란이는 너무나 예뻐하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판인데, 집에서 그래도 가장 믿고 의지하는 시어머니에게도 가끔씩 못됐다고 면박을 당한다.
여기에 장다야는 오빠 고래(박성훈 분)의 말을 빌리면 '목표가 확실한' 성격인데 궁극적으로 봄앤푸드의 안주인이 그의 꿈이다. 하지만 야망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남편과 도란의 존재, 그리고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가족들은 이런 그를 언제나 불안에 떨게 한다. 특히 도란은 그에게 그야말로 눈엣가시다. 오빠에 이어 이모까지, 도란의 가족과 엮이는 것은 그에게 짜증을 넘어 고통에 가까운 듯 하다.
이런 배경에서 시댁 운전기사였던 강수일(최수종 분)과 도란의 유전자 검사를 직접 하는 등 탐정(?)에 가까운 집요함으로 끊임없이 도란을 괴롭히는 장다야는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단단히 사고 있다. '다야의 활약이 없으면 드라마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칭찬인지 아닌지 모를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26일 방송에서 다야는 강수일과 이모 나홍주의 관계를 알고 경악했다. 집에 돌아온 다야는 도란에게 수일이 홍주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따져 물었고, 이를 지켜본 시댁 식구들은 다야가 도란에게 너무했으니 사과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운함이 폭발한 다야는 “어떻게 형님만 생각하세요? 어떻게 제 마음은 하나도 헤아려 주지 않으세요?”라며 식구들에 대한 미움과 서글픔이 섞인 표정으로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가하면 친정을 찾은 다야는 고래와 홍실을 사기 결혼으로 고소하겠다는 소양자(임예진 분)의 말에 겁을 먹었다. 다야는 도란을 향해 평소와는 달리 공손하고 살가운 태도를 보였고, “형님 오셨어요? 형님 그럼 저 먼저 나가있을게요”라고 다소곳이 말하며 양자의 고소를 막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다야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단숨에 뻔뻔한 태도로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는 소양자를 만나고 온 도란에게 차를 건네며 “형님도 드세요. 이거 아주 따뜻해요”라고 말하며 고소하지 않겠다는 도란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도란은 다야를 향해 소양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라고 말했고, 다야는 “뭐라고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요?”라고 소리치며 발끈했다.
이런 장다야의 일련의 모습에 나홍주의 말처럼 "살다 살다 이렇게 싸가지 없는 애 처음 봤다"란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장다야가 이렇게 욕먹을 수록 이를 연기하는 윤진이는 그 만큼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소화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와 현실을 헷갈리는 일부 네티즌은 윤진이에게 무차별적인 욕설을 보내기도. 윤진이가 자신의 SNS에 "연기는 연기일 뿐. 개인 인스타까지 와서 단 나쁜 댓글들은 신고하겠다. 장다야는 드라마 속 인물"이라고 입장을 밝히는 상황까지 연출됐던 바다. '하나뿐인 내편'이 40%대의 시청률을 넘기며 승승장구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찰떡처럼 미운' 장다야의 활약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윤진이는 지난 2012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KBS2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SBS '괜찮아, 사랑이야', KBS2 '연애의 발견', MBC '가화만사성', JTBC '한여름의 추억'과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 '적도'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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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