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별책부록’이 임신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이들이 다시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릴 때 대형마트 판매직, 찜질방 청소 등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강단이 역의 이나영이 경력 단절녀의 설움과 비애를 전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27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극본 정현정, 연출 이정효) 2회에서 강단이(이나영 분)가 이혼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겼다. 대학시절 고스펙자였던 그녀는 결혼과 육아를 거치며 가사에 전념했고 이는 경력 단절로 이어졌다.
바람을 피운 남편과 이혼한 강단이는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무엇보다 딸의 양육도 혼자 감당해야 했기에 생계형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여러 회사의 면접을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라고는 불합격이었다.

강단이는 “1년 동안 경력직을 구하는 데 다 지원했는데 경단녀는 아예 안 뽑는다. 내가 노는 동안 세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근데 나 안 놀았다”며 “아침 치우면 점심이고 저녁 먹이면 다음날이 온다. 어제 변기 닦으면 오늘 또 세면대 닦아야 한다. 인내, 희생, 일에 대한 간절함을 배웠는데 이게 왜 스펙이 안 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강단이는 “80세까지 산다치면 내 인생 겨우 절반왔는데 나 이제 계속 이렇게 사냐"고 덧붙였다. 이에 차은호(이종석 분)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찜질방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가 도서출판 겨루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 최종면접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결혼 전 고스펙 카피라이터였던 그녀는 고졸 신입사원 전형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취업을 위해 자신의 이력을 삭제한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차은호가 겨루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졌다. 중학생이었던 단이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은호를 구해주면서 절친한 누나 동생으로 지내왔던 바.
대학생이 된 은호가 단이를 짝사랑했지만, 그녀가 대학교 때부터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하면서 두 사람은 멀어졌다. 그러다 강단이가 이혼 후 취업시장에 나오고 겨루출판에 오면서 재회가 성사된 것이다.
강단이는 입사지원서를 통해 자신에게 “그동안 많이 애썼다. 업신여겨서 미안하고 함부로 취급해서 미안하다”며 “그래도 웃으면서 잘 견뎠다. 정말 고생했으니 이제부터 행복하게 살자. 앞만 보고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걸 다시 찾아보겠다”고 결심했다.
알고 지내던 누나-동생 사이에서, 신입사원-상사로 만난 강단이와 차은호의 인생 2막이 어떻게 펼쳐질지 호기심을 자극한다./purplish@osen.co.kr
[사진] ‘로맨스는 별책부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