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보검은 참 건강하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그 건강하고 청량한 에너지에 정화되는 기분을 느낀다.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찬 바람이 불던 겨울날을 따뜻한 감성으로 채운 청포도 청년. ‘김진혁’을 보내며 그는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끝까지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과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워크앤힐에서는 박보검이 취재진과 만나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관련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서 그는 드라마와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앞으로의 각오 등을 전하며 여운을 털어냈다.
박보검은 ‘남자친구’를 통해 처음으로 정통멜로 연기를 펼쳤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첫 현대극 주연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부담감에 대해 그는 “더 떨렸고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지만 김진혁이라는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건 매한가지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어떤 점이 아쉬웠냐는 질문에는 “제가 잘 표현했나, 진혁이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기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고 감동을 전달하고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연기에 대한 확신, 잘 해냈나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꼽았다.

‘남자친구'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여자 차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을 지닌 남자 김진혁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로맨스 드라마. 극중 박보검은 스물 아홉 취준생 김진혁 역을 맡아 ‘청포도 청년’의 매력을 뽐냈다. 쿠바에서 만난 동화호텔의 대표이자 태경그룹의 전 며느리 차수현(송혜교 분)과 엮이면서 소란스러운 삶을 살게 되지만 절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직진 연하남’으로 분해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스펙터클한 전개는 아니지만 소소하면서도 잔잔한 힐링이 이 드라마의 강점.

박보검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혜리(걸스데이), 김유정에 이어 송혜교와 호흡을 맞췄다. 송혜교에게는 ‘남자친구’는 배우 송중기와 결혼 후 처음이자 ‘태양의 후예’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선택한 복귀작이었던 만큼 큰 관심이 쏟아졌던 바.
송혜교와 함께 한 소감에 대해서는 “일단 혜교 선배님과 함께 하게 돼서 신기하기도 했고 선배님께서 잘 챙겨주시고 차수현이라는 인물을 너무나도 잘 이끌어주셔서 표현할 수 있는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나이차도 느껴지지 않게 어렵지 않게 순탄하게 잘 촬영했던 것 같다는 설명. 송혜교의 남편이자 소속사 식구인 송중기의 반응에 대해서 묻자 그는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다. 아마 작품 촬영하시느라 바쁘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허심탄회하게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취재진과 함께 나눴다. 연기가 부족했다는 일부 반응들도 꼼꼼하게 보며 더 나은 김진혁을 완성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 느껴졌다. 박보검은 “진혁의 사랑 방식은 보시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것처럼 또 다른 사랑 방식이자 사랑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제가 잘못 표현한 걸 수도 있겠다. 그런 의견들은 제가 잘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품 연기에 대한 반응을 묻자 “어떻게 보면 부족했으니까 그런 의견이 나왔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연구하겠다. 조심스럽게 생각하지만 입을 더 크게 벌리고 할 걸 그랬나 싶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엄마 미소를 짓게 했다. 이어 그는 “제가 잘못한 거니까 그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짐했다.

‘남자친구’는 작품처럼 큰 굴곡 없이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물론 톱스타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진심이었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주중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시피 그렇게 나온 기록도 감사하고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요즘 드라마들 너무 재밌는 작품들이 많아서. 그런 거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변함없이 꾸준히 시청해주신 팬분들과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함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보검은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0대 남자배우들 중에서도 단연 톱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BTS급 댓글 달리는 것에 대한 인기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물론 인기와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받은 만큼 저도 베풀고 많은 사랑을 드리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인기에 따른 부담감도 있을 터. 그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일에 대해 행복함을 느낀다. 작품을 하면서도 느끼긴 했지만 작년 한해가 저에게 있어서 너무 빨리 지나갔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인터뷰하는 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이 든다. 시간의 소중함을 크게 깨달았던 것 같다. 진혁이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일상의 행복을 소소하게 알게 되니까 살아오면서 놓친 것과 등한시한 것에 대한 소중함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며 지금까지의 시간을 회상했다.
박보검은 “제가 올해 스물 일곱이더라.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없다. 시간이 빠르게 돌아간다는 걸 체감한다”며 “군대도 때가 되면 가야죠. 늦지 않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 기회가 되고 여력이 된다면 작품 속에 얼굴을 많이 남기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작품 끝난지 얼마 안 됐고 팬미팅 준비를 하느라 차기작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어떤 작품으로 인사드릴 지 고민하고 있다. 이번 연도 안에는 다양한 연기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