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술 담배 심부름.." 차라리 거짓이길 [Oh!쎈 탐구]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01.29 10: 47

"차라리 거짓 사연이었으면.."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에서는 시청자들이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사연이 등장했다.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일탈 행동에 더해 아버지에게 심지어 술과 담배 심부름까지 시키는 18살 아들이 출연한 것.
중2때까지 공부도 잘하고 착실하던 고민 주인공의 아들은 중3 무렵부터 술과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술을 먹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가하면 술을 마시다 경찰서까지 끌려가고 마트에서 술을 훔치다 걸린 적도 있다고.

이런 아들을 보며 고민 주인공은 이웃들이 입을 피해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차라리 자신의 눈 앞에서 하는게 낫다 싶어 아들에게 집에서 술을 마시라고 했지만, 퇴근하면서 정말로 아들의 술과 담배를 사가는 자신의 모습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설마 했지만 이후 아들은 당연한 듯 아버지에게 전화해 술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것.
이어 등장한 아들은 "아버지의 고민은 이해가 되지만 아버지가 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답해 보는 이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술을 안 마시면 안되는 건가?”라는 김태균의 질문에는 “아예 안 마시지는 못할 것 같아요”라고 대담하게 대답하기도. 또 출연진이 아들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자 "아직은 아무 이상이 없다"라고 답해 듣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아들은 중 3때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 걸려 아버지에게 심하게 맞았고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을 탈선-멀어진 부자관계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날 이후 아들에게 손을 댄 적이 없었다고. 이혼 후 10년 동안 아이들이 엄마 없는 빈자리를 느끼거나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살아왔다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했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대화요청에 '왜요', '끊어요'라는 등 공격적으로 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들은 "아버지가 언제든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것"이라고 변명했다.
아들의 말에 MC 이영자는 "비겁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잘못한 행동 때문에 아버지가 두 세번 혼낸 것을 빌미로 잡고 계속 핑계를 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영자는 "사실 방송에서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 그런데 한마디 해야겠다. 난 네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메일 구타한 것도 아니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울 때 딱 한 번 혼낸 거로 아버지 핑계를 대고 있다. 게다가 그 폭력이 트라우마면 술과 담배를 끊었어야 한다. 그 정도로 무서웠다면”이라고 일갈했다. 아들은 이를 듣고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또 아들은 용동을 한달에 200~300만원이나 쓰고 있었다. 아버지는 "혼자 키우다보니 집에서 밥을 해줄 사람도 없고 혼자서는 안되니까 밥은 사먹으라고 카드를 줬다. 그런데 밥만 먹으라고 했더니 조금씩 쓰는게 늘어났다"라며 "애들이 어릴 때 이혼하니까 엄마 없는 빈자리를 찾지 않게 하려고 하다보니 제가 해줄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아들을 기 안 죽게 하고 싶은 마음의 행동이었는데 아들은 이것을 헤아리지 못하고 어찌보면 악용한 것. 이에 MC들은 "자꾸 돈으로 보상하려고 하면 나중에 돈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외면받는다"고 조언했다.
신동엽은 "기본적인 규칙을 정해 그것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떤가"라 물었고 아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술과 담배를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또 한달에 네 다섯번이라도 마주앉아 대화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들은 그러겠다며 "지금까지 너무 속 썩여서 죄송해요. 혼자서 힘들었을텐데 지금까지 키워주셔서 고맙고 사랑해요"라 말했다. 아들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처음 들은 아버지는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술 담배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정상적인 미성년자와 성인 사이 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다", "차라리 주작이었으면", "아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정신차리길", "아빠가 아들을 진짜 사랑하는 게 느껴진다" 등 열띤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은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2주 연속 6%를 돌파,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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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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