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인 특별 FA?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0)이 높은 연봉을 보장받았다. KIA는 29일 2019시즌 재계약 대상자 44명과의 연봉협상을 마무리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양현종의 연봉은 작년 23억 원에서 동결되었다. 옵션은 별도로 적용한다. 전년도에 비해 다소 주춤한 성적표였지만, 삭감없이 연봉을 그대로 받았다.
양현종은 2018시즌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30경기 184 ⅓이닝을 던지며 풀가동했다.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17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구단은 풀타임으로 에이스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2017시즌 우승 당시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의 특급 활약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전년도 연봉을 유지한 이유는 사실상 비공인 FA 특별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지난 2016 시즌을 마치고 스토브리그의 행보와 연관되어 있다. 양현종은 당시 FA 자격을 얻자마자 메이저리그와 NPB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만족할 만한 계약 조건을 나오지 않자 국내 잔류를 전격 선언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당시 KIA는 양현종과 다년 계약이 불가능했다. FA 시장에서 최대어 최형우를 영입했고 나지완과도 FA 잔류 계약을 하느라 자금이 동이 났다.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FA 자금을 최형우와 나지완에게 소진한 것이었다.
결국 다년 계약을 못했고 1년 계약금 7억 5000만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22억5000만 원에 단년 계약을 했다. 당시 구단은 FA 4년 계약 총액을 1년으로 나누어 보장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4년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100억 원이라면 연간 25억 원이다. 이런 기준을 4년 동안 적용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양현종의 연봉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지난 2017시즌 20승을 따내며 최초로 정규리그 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해 KBO리그 최정상 투수에 등극했다. 2018시즌 연봉은 23억 원이었다. 전년에 받은 총액과 5000만 원 차이였다. 2019시즌 연봉도 이런 기조가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헌신에 가까운 활약도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대우이다. 지난 2년 동안 33승을 따냈고 277⅔이닝을 던졌다. 매년 계약을 하면서도 실력으로 자신의 가성비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양현종은 진짜 FA보다 대접받는 비공인 특별 FA라고 말할 수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