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감독이 '킹덤'이 공개된 직후 전 세계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웨스트19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넷플릭스(Netflix) 최초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돼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영화 '터널' 김성훈 감독 연출과 드라마 '시그널' 김은희 작가 대본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받았으며, 좀비를 소재로 한 사극 크리처물로 공개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넷플릭스 측은 '킹덤'에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6부작으로 제작된 '킹덤' 시즌1은 지난 25일 전 세계 190개국 시청자들에게 공개됐고, '좀비'라는 소재에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이 더해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연출과 각본 모두 환상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아시아는 물론 북미까지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김성훈 감독은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 '오! 해피데이'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성해 '그 놈은 멋있었다' 조연출 및 각색 작업을 했다. 이후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첫 장편 상업영화 연출을 맡았고, 2013년 개봉한 '끝까지 간다'가 340만 명을 돌파하면서 흥행 면에서도 성공했다. 2016년 개봉한 하정우, 배두나 주연의 '터널'도 710만 명을 동원해 연출력과 흥행력을 인정 받았다.
15년 넘게 영화 작업만 하던 김성훈 감독은 '킹덤'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고, 오는 2월 11일 시즌2 첫 촬영에 들어간다.
그는 "2년 6개월 전 넷플릭스와 작업을 시작했고, 김은희 작가는 시청률, 난 관객수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영화 개봉 땐 매일 영진위 통계를 보면서 마치 카드를 쪼는 느낌으로 무대 인사를 다녔다.(웃음) 넷플릭스는 그런 부분에 부담감이 없다고 했는데, 정작 반응을 확인할 시청률이나 관객수가 없으니까 조금 답답하다. 그래서 댓글이나 블로거 평, 구글링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댓글을 안 본 척 하고 싶은데, 엄청 보고 있다. 120개를 다 읽으면서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생각한다.(웃음) 좋은 댓글을 보면 기쁘고, 혹평을 보면 마음 아프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킹덤2'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한다. 한 마디로 일희일비의 끝을 달리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반응도 공개했다. 그는 "해외 매체나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했다. 그 수치를 절대 공개하진 않지만, 좋은 신호를 주고 있다. 현재까진 고무적인 것 같다. 그리고 미국에 조카들이 사는데, '킹덤'을 보고 '한국이 이렇게 예뻤어?'라고 하더라. 어린 시절 이민 가서 63빌딩이나 콘크리트 건물만 봤는데, 조선시대 배경을 보고 놀란 것 같다"고 했다.
가장 기분 좋은 반응을 묻자 김성훈 감독은 "'재밌다', 'K좀비' 등이다. 해외 사이트에서 구글 번역기로 검색해도 그런 표현이 나온다. 우리나라 분들이 '자랑스럽다', '좀비에 대한 재해석'이라고 써준 평도 기억에 남는다. 지난 2년간 김은희 작가의 꾐에 넘어가서 힘들게 작업했지만, 보람 있었다"며 웃었다.
'킹덤' 시즌1은 좀비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마무리 된다. 궁금증을 최고로 끌어올리면서 종영돼 시즌2를 보고싶게 한다.
김성훈 감독은 "시즌1에서 어느 정도 힌트를 줘야하는지 고민했고, 그래야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것 같았다. 적절한 시점에서 잘 끝낸 것 같고, 만든 사람 입장에서 화두를 던졌으니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조만간 시즌2 촬영을 시작하는데 기대되고, 복잡한 마음도 있다. 7월 전에는 촬영을 끝낼 계획이다"고 덧붙였다./hsjssu@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