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처럼 친근한 모자 관계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들에게도 말 못한 진심이 있었다. 아들 방은희와 18살 아들 김두민이 그랬다.
29일 방송된 tvN ‘둥지탈출3’ 마지막 회에서 김두민은 새벽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를 위해 아침 식사를 차렸다. 샐러드와 구운 빵, 에그스크럼블을 뚝딱 만들어놨고 방은희는 아들이 차려준 식탁을 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는 “넌 나보다 나아. 너랑 결혼할 여자는 좋겠다. 넌 라면도 잘 끓이잖아. 난 내가 끓인 라면이 세상에서 제일 맛없다. 또 해줘”라고 친근하게 말했다. “장가가지 마. 세상 여자 다 만나고 결혼해 . 처음엔 연상하고 결혼하고 한 번 이혼한 다음 연하랑 결혼해. 대신 사랑은 많이 해 보고”라고 조언할 정도.

김두민은 연상의 여자 친구가 있었다. 방은희는 소탈하게 여자 친구의 취미를 물었고 “결혼할 거야? 뽀뽀는 해 봤어?”라고 질문하기도. 김두민은 “아니 아니야”라며 쑥스러워했다. 엄마니까 모든 걸 다 얘기하기 그렇다는 아들을 보며 방은희는 “전에는 더 솔직했는데 이제는 덜 솔직해졌다”며 내심 섭섭해했다.
쿨하게 연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지만 마찰을 피할 수 없었다. 김두민이 피어싱에 꽂혔기 때문. 방은희는 아들의 방에 갔다가 피어싱 상자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그럼에도 김두민은 “우리는 젊잖아. 시대가 다르잖아”라며 “피어싱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입술 피어싱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방은희는 문신에 이어 피어싱까지 하고 다니는 아들을 걱정했다. 아들 때문에 교칙까지 바뀔 정도로 학교에서도 단속하고 있기 때문. 그런데도 김두민은 “피어싱은 재밌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나. 평범하면 다른 사람들 속에 묻히는데 전 그게 싫다. 주인공이 되고 싶다. 튀는 게 좋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그러나 결국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모처럼 길거리 데이트를 즐기던 둘은 액세서리 가게에 들어갔는데 김두민이 방학을 맞아 입술 피어싱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 방은희는 아들을 때리며 화를 냈다. 김두민은 분노하는 엄마를 처음 본 듯 멍해졌고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김두민은 “입술에 피어싱 한다고 해서 사람이 안 괜찮아지는 건 아니지 않나. 인격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뿐이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방은희 역시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네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마음껏 해라. 엄마가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건 아닌데 피어싱은 조금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두민은 “엄마가 나 처음에 피어싱하고 왔을 때 예쁘다고 해서 좋아하는 줄 알았다. 엄마가 본심을 숨기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방은희는 “엄마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고 물었고 아들은 “멀리서 바라만 봐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엄마는 “지금도 제주도에 있는데?”라고 되물었고 아들은 “통화하는 게 꺼려진다”고 조심스럽게 진심을 꺼냈다.
“엄마가 술 마시면 무섭다. 목소리가 변한다”고 말하는 아들을 보며 방은희는 큰 충격을 받았다. 김두민은 “엄마도 이제 건강을 챙겨야 하는데 그걸 무시하는 것 같다. 술 마시면 우울해지니까 엄마가 슬픈 게 싫을 뿐”이라고 제작진에게 말했고 아들의 진심을 엿본 방은희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김두민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엄마에게 아주 좋은 친구 같은 아들이 되겠다. 사랑해 엄마”라고 미소 지었지만 방은희는 “엄마가 뭐가 무셥냐”며 속상해했다. 서로의 진심을 뒤늦게 알게 된 모자는 한층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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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둥지탈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