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은 여러 배우들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빛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어디서 보긴 봤는데)누구지?"란 생각이 들다가 전작을 들으면 "아!"탄성이 나오는 그 배우. 김성규다.
김성규는 지난 25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연출 김성훈, 극본 김은희)'에서 뛰어난 전투 실력을 가진 미스터리한 인물 '영신'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첫 등장에서부터 맹수같은 거친 눈빛과 말투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뽐낸 그는 극 중 누구보다도 날렵한 몸과 액션을 자랑한다. 그냥 싸움을 잘 하는 민초를 넘어 그 시대 일반 군인들조차도 쉽게 가질 수 없던 뛰어난 총포술을 자랑하는데, 여기에 그에 대한 흥미로운 서사가 담겨 있다.


이처럼 단련된 명사수인 그는 이성적이면서도 불의에 대한 본능적인 분노와 더불어 반전 면모라고도 할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로 듬직함을 안겨준다.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약한 이들을 먼저 챙기고, 아이들에게 가지고 노는 공을 만들어 주는 등의 일면일면 비치는 자상한 면모는 여심을 넘어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그가 비극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긴 하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굶주린 백성들을 보다 못해 벌인 영신의 행동은 참담한 사회가 낳은 결과다. 누가 그의 잘못을 단죄할 수 있을까.
김성규는 이런 영신이란 인물에 생명력 가득한 힘을 불어넣었다. 예리한 얼굴선과 번뜩이는 눈빛으로, 리얼리티와 판타지 사이에서 설득력 있게 날아다니며 단연 ''킹덤'의 최고 수혜자'란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이게 해 준다. 배우 주지훈, 김상호, 배두나와 공고한 한 팀이 된 그가 출연을 확정한 시즌2에서는 어떤 키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다.
한편 연극 '12인', '컨트롤 A씨 28세', '오래된 미래', '플라나리아' 등으로 무대에 오른 김성규는 2017년 687만 관객 스코어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바다. 그는 '범죄도시'에서 신흥범죄조직 보스 장첸의 왼팔 양태 역을 맡아 배우 윤계상, 진선규와 함께 호흡했다. 당시 무자비한 범죄자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그려내며 소름 끼치는 리얼 연기를 보여준 김성규가 이 '킹덤'의 영신으로 변신한 것을 볼 때, 그가 배우로서 지닌 무한한 얼굴과 가능성은 그야말로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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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