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개막전이 역대 가장 빠른 2019 KBO리그가 개막까지 정확하게 50일 남았다.
새로운 공인구에 빨리 적응하라.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10개 구단에 내려진 숙제다. SK, NC, 키움은 지난 30일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같은 날 LG는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1일 한화, KIA, 두산 등도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10개 구단의 행선지는 다르지만 목표는 똑같다. 2019시즌 우승이다.
KBO는 2019시즌 반발계수가 줄어들고, 지름이 늘어난 새 공인구를 도입한다. 지난해 공인구와 비교하면 공의 둘레 길이가 1mm쯤 늘어났다(기존 234mm). 두 번째 공의 무게도 1g 정도 더 나간다. 세 번째 실밥의 폭이 넓어졌다. (현장에선 심이 굵어졌다고 표현했다). 기존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0.4134~0.4374에서 올해 새 공인구는 0.4034~0.4234로 줄어든다.

새 공인구를 도입하면 타고투저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새 공인구는 비거리가 약간 줄어들어 홈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투구에 민감한 투수들은 물론 야수들도 새 공인구 적응이 필수다.
염경엽 SK 감독은 “아무래도 공이 커져 투수들의 공 회전수가 줄어들면 변화구의 낙차도 좁아지게 된다. 반발력도 떨어진다. 자체 시뮬레이션을 해봤더니 새 공인구를 쓰면 홈런이 20%정도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캠프를 통해 투수와 야수 모두 새 공에 적응하는 것이 숙제다. 훈련을 통해 홈런을 10%정도까지 줄어들도록 하는 것이 숙제”라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투수들의 적응이 필요하다. 연습을 통해 봐야 한다. 야수들도 타격에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NC의 이호준 타격코치는 “내가 코치가 되니 공이 바뀌어 화가 난다.(웃음)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을 해야 한다”면서 농담 섞인 의견을 냈다. 아무래도 홈런타자들에게 공인구 교체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한편으론 미세한 변화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타자들도 있다. KIA 최형우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어마어마하게 바뀌는 것이 아닌 만큼, 우리 타자들도 엄청 차이나게 기록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LG 김현수는 "아직 새 공인구를 보지 못했다"며 "내가 홈런타자가 아니라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개 구단이 같은 조건으로 경기를 하는 것은 변함없다. 다만 누가 더 공인구에 빨리 적응하느냐가 2019시즌 초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의 가장 큰 숙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2019시즌 새 공인구(위)와 기존 공인구(아래). KB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