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지쳤지만 토트넘은 그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왓포드와 홈 경기서 2-1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서 돌아온 손흥민은 지난 28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서 체력적인 문제로 결장했다. 손흥민은 왓포드와 복귀전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3-4-2-1 전형에서 2선 공격수로 나왔다. 원톱 페르난도 요렌테 밑에서 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손흥민은 공격진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해결사 역시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38분 왓포드 카스카르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후 주도권을 쥐고 반격했지만 답답한 흐름 속에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35분 기어코 왓포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스 안에서 왓포드 수비수 4명을 앞에 두고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리그 9호골이자 시즌 13호골을 작렬했다.
복귀전부터 골맛을 본 손흥민은 BBC, 후스코어드, 90min 등 영국 현지 언론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MOM)를 싹쓸이했다. 최고 평점도 응당 그의 몫이었다.
손흥민은 90분 동안 모든 것을 쏟은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손흥민은 지난 25일 아시안컵 8강 탈락 직후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여기 와서 몸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 잠도 잘 못 잤다”며 체력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손흥민은 왓포드전에도 팀 사정상 휴식을 취하지지 못했다. 요렌테가 후반 42분 극장 결승골을 넣었을 땐 이미 토트넘이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한 뒤였다.
지친 손흥민이 풀타임을 뛴 건 토트넘의 사정을 말해준다. 요렌테는 이날 골을 넣기 전까지 수 차례 기회를 날렸다.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지친 듯했다. 토트넘의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과 2선 핵심 자원인 델리 알리는 부상으로 3월 초까지 출전이 불가능하다.
ESPN은 “토트넘이 뒤져있을 때 손흥민의 크로스를 마무리할 선수가 아무도 없어 안타까웠다”며 "손흥민이 중대한 동점골을 넣은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어렵사리 역전승한 토트넘의 어두운 단면을 꼬집었다.
BBC도 “손흥민은 경기 내내 위협적이었다. 그는 토요일에 돌아왔지만 토트넘은 얼마나 그를 필요로 하는가? 많다”라며 손흥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쉴 틈이 없다. 3위 토트넘(승점 54)은 1위 리버풀(승점 61)과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6)를 쫓고 4~5위 아스날과 첼시(이상 승점 47)의 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손흥민은 왓포드전 뒤 채 사흘도 지나지 않은 내달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이 체력적인 어려움을 딛고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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