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부자(父子)열풍’이 불고 있다. 왕년의 메이저리그 선수였던 아버지에 이제는 아들들이 이제는 같은 무대를 누비고 있다.
‘플래시 고든’이라고 불렸던 명 셋업맨 톰 고든의 아들 디 고든(시애틀)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준족으로 거듭났고, 딜라이노 드쉴즈의 아들 드쉴즈 주니어(텍사스) 역시 팀의 외야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또한 과거 다저스 시절 박찬호의 동료였던 마무리 투수 제프 쇼의 아들 트래비스 쇼(밀워키), ‘퍼지’ 이반 로드리게스의 아들 데릭 로드리게스(샌프란시스코)도 대표적인 ‘아들 ‘ 메이저리거들. 여기에 올 시즌에는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인 게레로 주니어(토론토)가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전체 1위에 오르면서 메이저리그 승격을 대기하고 있고, 그 외에 역시 박찬호와 인연이 깊은(한 이닝 만루홈런 2개)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콜로라도의 ‘산 사나이’였던 단테 비셰트의 아들 보 비셰트도 함께 메이저리그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다.

‘부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1일(이하 한국시간) 그동안 활약했던 ‘부자 선수’들을 모아서 최고의 ‘부자 듀오’ 랭킹을 매겼다. 순위 산정은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WAR)를 기준으로 삼았다.
1위는 단연 바비 본즈와 배리 본즈 부자였다. 아버지가 57.9, 아들이 162.8의 WAR을 기록했다. 아들 본즈의 커리어가 워낙 대단했다. 7번의 올스타와 2001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73개). 통산 최다 홈런(762개) 등 MLB.com은 “2000년대 메이저리그를 새롭게 썼다”고 배리 본즈를 설명했다. 아버지 바비 본즈도 아들에 가려졌을 뿐 저평가 될 선수는 아니다. 통산 332홈런 461도루를 기록했고, 통산 3차례 올스타에 골드글러브 3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2위는 켄 크리피 부자였다. 아버지 그리피는 통산 34.5의 WAR을 기록했고, 아들 그리피 주니어는 83.8을 마크했다. 특히 그리피 부자는 지난 1990~199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1990년 9월 15일,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전에서 부자 백투백 홈런이라는 명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아버지 그리피는 3번의 올스타와 월드시리즈 우승 1회를 기록하며 은퇴했다. 아들의 경우 통산 630홈런, 골드글러브 10회 등의 전설이었다. 올해 마리아노 리베라가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로 입성하기 전, 명예의 전당 최고 득표율은 그리피 주니어의 몫이었다(99.3%).
3위에는 펠리페 알루와 모이세스 알루 부자, 4위에는 레이 분, 밥 분 부자가 선정됐다. 알루 부자의 경우 펠리페 알루의 형제인 헤수스와 마티까지 포함하면 야구 가족으로 불리기 손색이 없다. 아울러, 밥 분의 아들인 브렛 분과 애런 분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분 가문은 3대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애런 분은 현재 뉴욕 양키스의 감독이기도 하다.
5위는 멜 스토틀마이어 전 양키스 투수코치와 토드 스토틀마이어 부자, 6위 호세 크루즈 부자, 7위 거스 벨, 버디 벨 부자, 8위 샌디 알로마와 로베르토 알로마 부자가 선정됐다. 9위는 디지 트라웃과 스티브 트라웃 부자(마이크 트라웃과 무관), 10위는 셰실 필더, 프린스 필더 부자가 차례대로 선정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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