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시안컵 최다 우승팀이다. 이전까지 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모두 외국인 감독이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한 기록이다. 모리야스 하지메(51) 감독은 2019 아시안컵 결승에서 첫 일본인 감독으로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아시안컵 대표팀을 꾸리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대표팀 주축이었던 가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혼다 케이스케 등 베테랑 해외파를 모두 제외했다. 20대 젊은 유망주를 대거 발탁해 평균 연령 26세의 젊은 팀으로 구성했다. 세대 교체를 하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대비한 포석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지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와일드카드 없이 21세 이하 선수들을 이끌고 결승에 진출했다.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를 하면서 경험을 쌓게 하는 것. 그러면서 2개 대회 연속으로 결승 진출의 성과도 내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일본 대표팀은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는 5경기를 모두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수비에 중점을 둔 실리 축구 색깔이 짙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는 일본은 점유율이 23.7%에 그쳤다. 이전에 미드필드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골문을 노렸던 스타일과 정반대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점유율을 75% 이상 내줬지만 1-0 승리를 지켜냈다.
이란과의 4강전에서는 또다른 전략을 보여줬다. 4강까지 무실점으로 올라온 강력한 우승 후보 이란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공격적인 전술로 이란을 압박하며 예상 외의 대승을 거둔 것. 모리야스 감독의 지략이 빛난 경기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을 10명이나 바꿨다. 1~2위 결정전에서 로테이션으로 주전과 부상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사실상 새로운 팀으로 나선 일본은 2-1 역전승을 거두고 조1위로 16강에 올랐다.
당시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를 대거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결과론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선발 라인업 변화에) 위험을 느끼지 않았다”며 선수들에게 신뢰와 자신의 결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언론은 모리야스 감독의 과감한 로테이션 운영을 놓고 “모리야스 감독이 선수들의 의견에 적극 귀를 기울이고, 벽이 없는 팀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1992년 일본에서 개최된 10회 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네덜란드 출신의 한스 오프트 감독이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다. 모리야스는 당시 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선수와 감독으로 최초 우승이 된다. 더불어 첫 일본인 감독 우승 기록도 세운다.
일본은 최근 아시안컵에서 2000년 필립 트루시에 감독(우승), 2004년 지쿠 감독(우승), 2007 년 이비차 오심 감독(4위), 2011년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우승), 2015년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8강) 등 5명의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다. 4차례 우승은 외국인 감독의 작품이었다.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1일 밤 11시에 카타르와 결승전을 치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