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 호랑이’ 이승현(27)의 고양 홈 복귀전. 이승현이 돌아오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든 오리온이었지만 전자랜드 기디 팟츠의 클러치 맹폭격에 해피 엔딩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전자랜드는 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98-89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2연승을 달리며 25승13패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4연승 도전이 중단되면서 19승20패로 다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이 승리로 유도훈 감독은 통산 30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오리온은 이승현의 상무 전역 이후 첫 홈경기를 맞이했다. 이승현의 복귀를 환영하기 위해 오리온 구단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날 온라인 및 모바일 입장권 예매시 이승현의 등번호 33번에 맞춰 전 좌석을 33%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입장권 전면에도 이승현 복귀 환영 이미지를 더했다.

경기 전에는 직접 응원문구를 작성할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이승현 복귀 환영 클래퍼’ 3333장을 나눠주고, 이승현의 전역 신고식을 진행한다. 또, 이승현이 친필 사인한 기념 티셔츠 33장을 팬들에게 직접 선물하고 경기 종료 후에는 이승현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이승현 데이’였고 이승현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판을 깔아놓은 경기였다.
이승현은 지난달 30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상무 전역 이후 첫 경기를 치렀고 13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승현의 복귀와 함께 오리온은 상승세에 천군만마의 힘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승현의 복귀 이후 두 번째 경기. 상대는 역시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자랜드였다. 일단 이승현이 돌아오면서 오리온의 공격은 좀 더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이승현이 영리하게 공간을 만들었고, 스크린을 확실하게 걸어주면서 동료들의 공간을 확보했다. 동료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니 본인에게도 득점 기회가 왔다.
수비에서는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한 정효근, 강상재 등 전자랜드의 장신 포워드 라인을 상대했다. 다소 버거울 수 있었지만 수비에서 움직임 역시 힘이 넘쳤고, 확실한 협력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힘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승현의 존재감은 기록으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골밑과 수비에서 팀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었다.

오리온과 전자랜드 양 팀 모두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며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다. 이승현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긴 했지만, 양 팀의 화력 대결에 집중이 됐다. 그리고 이승현은 웃지 못했다. 전자랜드의 화력이 결국 이승현의 홈 복귀전을 망쳤다.
전자랜드는 86-89로 뒤진 경기 종료 44초 전, 기디 팟츠가 왼쪽 코너에서 3점슛을 꽂아넣으면서 앤드원까지 얻어내며 4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90-89 역전. 그리고 경기 종료 11.8초 전 다시 얻은 공격 기회에서 중거리 점퍼에 자유투 2개까지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현은 고양 복귀전에서 13점 5리바운드 2스틸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팟츠는 위닝샷 포함해 경기 막판 7점을 쏟아부으면서 27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경기를 지배했다, /jhrae@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