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분노'에서 이민정이 통쾌한 복수의 첫발을 내딛었다.
SBS 토요드라마 '운명과 분노'에서 골드제화의 사장이 된 후 구해라(이민정 분)가 달라졌다. 쉽게 감정을 드러내고 폭주하던 이전과는 달리 감정을 철저하게 감추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며 은밀하고 치밀하게 일을 진행했다.
특히 골드제화로 빼돌려진 비자금을 다른 계좌로 옮기고 맞선을 가장하고, 홀로 한성숙(송옥숙 분)과 태정호(공정환 분)를 불러내 담판을 짓는 모습으로 통쾌한 사이다 복수의 서막을 열었다.

구해라는 흥분하며 거칠게 몰아붙이는 두사람에게 한치의 흔들림 없이 “조용히 안나오면 당신들 큰일나. 그러니까 시끄럽게 굴지 말고 빨리 나와. 어차피 당신들 나 따윈 언제든 묻어 버릴 수 있잖아”라고 응대하며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두사람과 마주 앉아 비자금을 놓고 딜을 하며 분위기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오늘 저와 얘기하실 분은 사모님이세요”라고 말을 꺼낸 구해라는 빼돌린 비자금 예금증서를 보여준 후 “너 이거 뭔 개수작이야. 이거 건드리면 너도 다쳐”라며 윽박지르는 태정호에게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라고 받아쳤다. 이어 한성숙에게 “하나만 고르세요”라고 제안했다. 한성숙은 협상을 제안했지만 “협상은 없어요. 하나만 고르세요”라며 담담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두사람을 코너로 내몰았다. 결국 한성숙은 태정호의 비자금 900억을 선택했다. 이를 뒤에서 듣고 있던 태정민(박수아 분)은 자신을 버리고 돈을 택한 엄마에 충격을 받고 구해라의 요구대로 태인준(주상욱 분)에게 지분을 양도하고 강의건(윤학 분)과 함께 떠났다.
구해라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감옥까지 가게 된 태인준에 대한 자책감 속에 그의 재기와 복수를 도왔다. 차갑고 건조한 눈빛과 표정으로 자신의 죄값을 치를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자신에게 분노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당신이 한 일 나 절대 용서 못해”라 말하는 인준애 “알아요. 나도 나 용서 못해요. 그래서 이러는 거에요”라 말하고 돌아서 눈물을 흘렸다.
이민정은 스스로 나락의 길로 걷는 구해라의 행보를 처연한 눈물, 애처로운 뒷모습, 생기 잃은 건조하고 마른 눈빛과 표정 등으로 담아내며 두사람의 어긋난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었다. 극 말미 혼수상태에 있던 구현주(차수연 분)의 손가락이 움직이며 곧 깨어날 것임을 암시해 궁금증을 더했다./parkjy@osen.co.kr
[사진] '운명과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