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윈터리그 베이스볼(AWB) 대회에서 경찰청 중심의 KBO 연합팀은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이었던 선수가 롯데에서 차출된 우완 사이드암 최하늘(20)이었다.
최하늘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신인 2차 7라운드로 지명된 신인이었다. 대회 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대회가 마무리됐을 때 가장 빛났던 선수 중 하나였다. 최하늘은 필승조로 활약하면서 불펜에서는 8경기 7피안타 8탈삼진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1.17(7⅔이닝 5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NPB 웨스트 연합팀과의 정규리그 최종전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로 KBO 연합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대회 최종 성적은 2승 4홀드 평균자책점 0.63(14⅓이닝 1자책점)의 기록을 남기고 돌아왔다.
지난해 신인이었고, 퓨처스리그에서는 22경기 3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5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1군 등판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AWB 대회를 거치면서 단숨에 1군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해 윈터리그가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 재밌기도 했다”면서 “마무리캠프 때 연습했던 부분들을 경기를 치르면서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했고, 그 부분들이 잘 됐다”며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AWB 대회로 이어지는 뜻깊은 겨울을 되돌아봤다.
그는 이어 ““컨트롤과 변화구를 완벽하게 잡을 수 있도록 하려고 했는데, 속구나 변화구, 몸쪽과 바깥쪽 모두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했는데 그 부분이 좋았다”며 지난 겨울에 중점을 뒀던 부분들을 언급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0km 안팎.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의 구종을 갖고 있는 그가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이자, 앞으로도 다듬어야 할 부분은 ‘제구’로 꼽았다. 그는 “제구력이 내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잘하고 싶다. 자신있는 구종은 체인지업이다”고 답했다.
불과 1년 만에 위상이 뒤바뀔 수 있게 만들어 준 인물은 바로 지난해까지 퓨처스 투수코치였던 크리스 옥스프링 코치의 세심한 지도 덕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되돌아갔지만, 지난해 옥스프링 코치가 아꼈던 제자 중 한 명이 최하늘이었고, 최하늘도 옥스프링 코치를 잘 따랐다.
그는 “올해도 계실 줄 알았는데, 가셔서 많이 아쉽다. 그래도 1년 동안 많이 배웠고 그 덕분에 마무리캠프와 윈터리그에서도 좋아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저한테 먼저 질문을 던져주셔서 제가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저도 궁금했거나 생각했던 부분들을 질문 하면서 준비했다. 그러면서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달라졌다. 그 부분이 잘 맞았다”며 지난 1년 간 옥스프링 코치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부분들을 언급했다.
선발진이 무주공산인 롯데에서 최하늘은 이제 스프링캠프에 참가, 선발진 한 자리에 도전하게 된다. 양상문 감독과 주형광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의 선발진 후보군에 최하늘의 이름은 포함돼 있다. 최하늘 스스로도 선발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다. “코칭스태프 분들께서 생각하시는 보직에 맞게 잘 준비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선발을 하고 싶다”면서 “마무리캠프도 다녀온 뒤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좀 더 준비를 단단히 해서 욕심내기 보다는 1군에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처음 참가하는 1군 스프링캠프인 만큼 선배들의 장점들도 빠짐없이 배워 올 생각이다. 그는 “선배님들의 배울 점이 많기 때문에 빼올 수 있는 부분은 빼오고, 저도 나름대로 준비를 잘해서 2차 오키나와 캠프까지 가고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