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스토리] 한화 김성훈 위협구? 한용덕 감독 십년감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2.04 14: 03

“나 잘못한 거 없는 것 같은데…”
한화 한용덕(54) 감독이 십년감수했다. 선발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김성훈(21)의 몸쪽 공에 맞을 뻔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오전 내내 투수, 야수조 모두 체크하며 훈련장 곳곳을 쉴 새 없이 누빈 한용덕 감독은 투수들의 피칭이 시작되자 불펜으로 향했다. 과거 투수코치 시절부터 타석에서 투수들의 공을 직접 점검했던 한 감독은 이날도 여느 때처럼 타석에 섰다. 

순서대로 한 명씩 투수들을 살펴본 한 감독. 이태양에 이어 맨끝에 자리한 김성훈의 공을 보기 위해 타석에 들어섰다. 올해 한화 선발투수 후보 중 하나인 김성훈은 빠른 공을 뿌리며 존재감을 어필했다. 
한 감독도 김성훈의 볼을 칭찬하며 분위기가 좋게 무르익어갈 무렵. 김성훈의 포크볼이 손에서 빠졌고, 타석에 선 한 감독의 머리로 향했다. 지켜보는 이들이 모두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한 감독이 빠르게 공을 피해 불상사는 없었다. 
김성훈이 머쓱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자 “내가 뭐 잘못했어? 나 잘못한 것 없는 것 같은데?”라고 웃으며 농담했다. 순간적으로 놀랐을 김성훈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불펜에서 이를 지켜보던 박종훈 단장을 비롯해 한화 관계자들도 큰 웃음을 터뜨렸다. 
한 감독은 “좋아, 좋아! 괜찮아, 그렇게 던져야 해”라며 김성훈의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안정을 찾은 김성훈은 묵직한 공을 연이어 던지며 한 감독으로 하여금 흡족한 미소를 짓게 했다. 
불펜투구를 마친 김성훈은 “감독님이 배터 박스에 계시면 실제 타자가 배트 들고 서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며 “직구는 컨트롤이 잘 됐지만 포크볼을 던지다 손에서 빠져 깜짝 놀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몸 상태는 90% 수준이다. 더 노력해서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기고 출신 우완 투수 김성훈은 지난 2017년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지난해 7월 데뷔전 선발로 깜짝 호투하는 등 1군 10경기 평균자책점 3.58로 가능성을 보였다. 준플레이오프에도 2경기 2이닝 무실점 호투. 최고 150km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무기. 올해 한화의 선발 후보 중 하나로 경쟁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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