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리포트] “초심 잃지 않겠다” 이호준 코치의 ‘지도자 첫 발’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2.05 13: 02

NC 다이노스 이호준(40) 코치가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맞이한다.
이호준 코치는 지난 2017년 24년 간의 프로 생활을 모두 마치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1년 간 일본에서의 연수를 마친 이호준 코치는 올 시즌 ‘이동호’로 바뀐 NC에 타격코치로 승선했고, 선수가 아닌 코치로 새롭게 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
눈에 띄게 빠진 살에 날렵해진 턱선을 보여준 이호준 코치는 지난 2읿(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NC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배’에서 ‘지도자’로 바뀌었지만 이호준 코치는 “늘 봐왔던 선수들이라 그런지 어색한 것은 없다”고 웃어보이며 “다만, 몸을 편해졌지만, 머리 쓰는 일이 많아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서 “변함없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지도자 출발선에 선 각오도 함께 전했다.
-살이 몰라몰 정도로 빠졌다.
▲선수 떄에는 몸무게가 108kg 정도 나갔는데 20kg 정도 뺐다. 선수 때에는 파워가 줄고,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겁나서 꾸준히 유지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서 일본에서 체중 조절을 했다. 쌀과 밀가루를 줄이고, 매일 30분 이상은 뛰려고 했다. 원래 10kg 정도 빼려고 했는데, 20kg까지 빠졌다. 아마 근육 10kg, 지방 10kg가 빠진 듯 하다.(웃음) 
-건강도 많이 좋아졌을 것 같다.
▲최근에 피 검사를 우연치 않게 두 번 했는데, 엄청 좋아졌다고 하더라. 건강은 좋아졌는데, ‘없어보인다’, ‘카리스마가 없어졌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래도 이 몸무게도 꾸준히 유지할 생각이다.
- 첫 스프링캠프인데 어색하지는 않은가.
▲ 다르기는 하지만, 늘 봐왔던 선수들이라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다. 단, 나갈 때 라커에 누워서 TV 보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그랬는데…’ 생각이 들면서 그립기는 하다. (웃음)
- 어떤 점이 다른가.
▲ 설레고, 어떻게 팀이 될 것인가 고민한 부분은 비슷한 것 같다. 선수 때는 몸이 힘들었는데, 코치 때에는 몸은 그대로 많이 힘들지는 않다. 다만, 생각하고 연구하고 그런 부분은 복잡한 면은 있더라.
- 언제 코치가 됐다는 것이 실감나나.
▲ 고참 선수들이 배팅을 칠 때 현역 시절에는 그렇게 그 선수의 폼에 대해 유심히 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또 내가 이야기해줄 부분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야기 해줘야하니 관찰하고, 한 마디씩 해줄 때 실감이 난다. 선배로서 대하는 것과 코치로서 이야기하는 것이 다르다. 선수 때에는 훈련 동선이 자주 겹치는데, 코치 때에는 배팅 연습할 때가 아니면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 선수들은 잘 적응했나.
▲ 선배님이라고 했다가 코치님이라고 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그럴 때는 그냥 선배님이라고 하라고 한다. 틀린 것은 아니지 않는가.
- 누가 가장 많이 틀렸나.
▲ 모창민 선수다.(웃음)
- 이제 코치 첫 발을 내디뎠는데, 어떤 코치가 되고 싶은가.
▲ 변하지 않는 코치가 되자고 생각했다. 선수 생활을 하고, 코치가 처음 됐을 때 생각한 지도자 상이 있는데, 좋은 예도 있었지만, 나쁜 예도 있었다. 가령, 책임을 회피한다거나, 선수들에게 믿음을 안 주는 코치다. 또 앞뒤 설명없이 무조건 강요만 하는 코치도 있고, 선수의 의견 없이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나도 은연 중에 ‘이렇게 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러나 억제하고, 선수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묻고, 본인이 괜찮다고 하면 ‘안 좋은 부분을 인식 했으니, 본인이 필요해 와서 이야기하면 바로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놓겠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변하지 말자고 스스로 많이 주문하고 있다.
- 좋은 코치란 어떤 코치인 것 같나.
▲ 내가 마법사도 아니고 갑자기 대단한 선수가 나오고, 팀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본인의 능력을 올릴 수 있는 그런 코치가 좋다고 생각한다. 선수가 능력이 있어 잘하는 것이지 내가 키우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조언을 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눈 여겨보는 선수가 있는지.
▲ 나름 키 플레이어가 있긴 하지만 캠프에 따라온 선수 대부분이다. 여기 있는 선수가 캠프에서 보여주고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주전과 백업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감독님께서 주전 선수의 윤곽은 가지고 계실 것이다. 주전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빠졌을 때 그 뒤를 받쳐줄 선수가 필요한데, 어떤 선수가 올라오는지 그것을 관찰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캠프에서 많이 늘고, 청백전이나 연습 경기를 통해 기량 향상을 보여준 선수들이 키 플레이어일 것 같다.
- 현역 시절 남다른 카리스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 NC의 단기간 성장을 이끌어 냈다. 올해 나성범 선수가 주장이 됐는데,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 나성범 선수는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선수다. 대충 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 부분들이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으로 코치 연수를 가기 전 나성범 선수와 지금 보는 나성범 선수는 매우 달라졌다. 지금도 충분히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아마 역대 가장 훌륭한 주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조언을 하자면, 지금처럼 억지로 만들기보다는 진심으로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코칭 스태프에게 다가오면 될 것 같다. 내 것이 아닌 억제로 하는 것이면 금방 들통나게 된다./bellstop@osen.co.kr
[사진] 투산(미 애리조나주)=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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