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양의지 빠진 두산,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2.05 06: 11

“두산은 그래도 우승 후보’”. 
두산은 지난겨울 최고 포수 양의지(NC)가 FA 이적했다. 다른 팀이었다면 전력에 있어 심대한 타격이 됐을 것이다. 팀 뿌리가 흔들리는 치명상이 될 수 있었지만 지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이라면 다르다. 전력 약화인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메우지 못할 수준의 공백은 아닐 것이란 전망이다. 캠프 현장에서 본 야구 관계자들은 “올해 판도 전망은 어렵지만 그래도 두산은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말한다. 
두산은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새로운 주전 포수로 떠오른 박세혁이다. 양의지가 있을 때부터 백업으로 뛰기 아까운 선수로 평가됐다. 양의지만큼은 아니더라도 타격 재질을 갖췄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방망이 헤드 쓰는 게 좋아졌다”며 그의 타격에 주목하고 있다. 

박세혁은 지난달 괌에서 일본프로야구 대표 스타이자 포수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와 함께 특훈도 소화했다. 선수 시절부터 아베와 절친했던 조인성 두산 배터리코치가 주선했다. 두산 관계자는 “포수로서 볼 배합, 볼카운트 별로 어떤 공을 선택해야 할지 세밀하게 배웠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당장 박세혁이 최고 포수 양의지만큼 활약하기란 쉽지 않지만 리그 평균만 되어줘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 주전급 백업으로 투수들의 신뢰를 받아온 박세혁이라 양의지의 빈자리는 수비보다 공격에서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의지는 지난해 포수 역대 한 시즌 최고 타율(.358) 23홈런 77타점 OPS 1.012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지난해 거의 도움 되지 못한 외국인 타자 쪽에서 힘이 실린다면 양의지가 떠난 타선을 보완할 수 있다. 쿠바 출신 내야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남다른 기대를 거는 이유. 페르난데스는 주 포지션이 1~2루인 내야수. 1루수 오재일, 2루수 오재원 최주환 등 기존 국내 선수들과 중복되지만 두산은 방망이 실력만 봤다. 
스프링캠프에서 첫 선을 보이고 있는 페르난데스에 대해 두산 코칭스태프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아직 캠프 초반이지만 자신만의 존이 확실하다는 평이다. 몸쪽, 바깥쪽 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에 들어오면 여지없이 방망이가 나간다. 컨택트 능력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혁과 페르난데스가 합심해서 양의지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운다면 두산 전력은 어디에도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베테랑 투수 배영수와 권혁을 데려와 마운드 뎁스를 키웠다. 배영수는 선발과 롱릴리프, 권혁은 원포인트부터 셋업맨까지 컨디션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내부 FA 민병헌(롯데)을 놓쳤고, 국내로 돌아온 메이저리거 김현수(LG)도 붙잡지 못했다. 당시에는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압도적인 정규시즌 우승으로 만회했다. 양의지마저 떠나보낸 올해도 성적으로 답할 수 있을까.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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