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은 없어요. 어차피 제가 해야될 몫이기도 합니다.”
이대은(30・KT)는 2019년 신인드래프트 ‘최대어’였다. 2007년 신일고 졸업 후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어 ‘빅리그’에 도전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는 못했지만, 경험을 쌓고 돌아온 그는 2015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한국인 최다 승리인 9승(9패 4홀드 평균자책점 3.84)의 성적을 거뒀다. 그해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 나와 한국의 우승 발판을 놓은 그는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번)으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 위치한 스프링캠프지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한 이대은은 “한국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는 것은 처음인데, 일단 스케쥴에 맞춰 잘 움직여 잘 적응하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재 몸 상태는 매우 좋다. 오히려 페이스가 빠르다고 걱정할 정도. 이대은은 “페이스가 빠르다고 하신 만큼, 조금은 천천히 나머지 몸 상태를 끌어 올릴려고 한다”라며 “선배님들이 앞서 경험한 부분인 만큼, 잘 듣고 따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인’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현재 이대은은 KT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이대은은 “부담보다는 책임이 더 있는 것 같다. 기대도 많이 해주시는 만큼, 그 부분에 부응해야할 것 같다. 어차피 내가 해야될 몫이다”라며 “내 한국 무대에 서는 것이 설레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레전드’ 이강철 감독과 한솥밥을 먹는 것도 이대은의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강철 감독은 “감독님께서 ‘잘 해보자’고 하셨다”라며 “앞으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대은은 올 시즌 신인으로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지만, 규정 상 ‘신인왕’이 될 수는 없다. KBO리그 규정 7조에 ‘KBO 신인상’ 2항에 따르면 ‘외국 프로야구 기구에 소속됐던 선수는 신인선수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에서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만큼, 이대은은 신인왕 대상에 제외된다.
만약 조건이 됐다면, '1순위 후보' 이대은이었지만, “내가 정말 신인도 아니고 아쉬운 것은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신인상 도전이 불발된 만큼, 탐나는 타이틀에 대해 묻자 이대은은 “평균자책점 1위를 하고 싶다”라며 “어느 투수나 욕심낼 부분이다. 평균자책점이 좋다면 승리를 할 수 있는 확률도 높다는 뜻이다. 평균자책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에이스’로서 ‘이닝이터’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어깨나 팔꿈치가 아픈 큰 부상은 없었다”라며 “잔부상만 조심한다면 충분히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이대은은 “팀이 가을 야구를 갔으면 좋겠다. 가을 야구 무대에 한 번 서보고 싶다.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고, 감독님도 바뀌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되면서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투산(미 애리조나주)=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