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롯데의 수비 훈련 광경은 밀도가 높다.
지난해 롯데는 117개의 실책으로 최다 실책 팀의 불명예를 안았다. 2017시즌 86실책으로 최소 실책 1위 팀에 오른 팀이 무색할 정도로 다른 팀의 수비를 선보였다. 선수의 면면이 바뀌거나 코칭스태프가 바뀐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같은 팀이라고 보는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결국 2017시즌 3위에 올랐던 팀이 지난해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했던 이유도 촘촘한 수비의 실종이었다.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뒤 처음으로 꼽은 개선사항도 수비였다. 지난해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피력하면서 수비력 강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22실책으로 최다 실책 2위에 오른 주전 2루수였던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와 이별하고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새롭게 데려온 것도 수비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연장선 중 하나였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양상문 감독은 수비력 향상을 주 목적으로 두고 있다. 좀 더 밀도 있는 훈련으로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을 높이려고 한다. 훈련이 끝난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흙이 가득하고,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다. 다만, 양상문 감독은 “날씨가 더워서 선수들이 좀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오전 수비 훈련에 더해 엑스트라 훈련에서도 수비 위주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타격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셈이다.
수비 훈련의 강도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좀 더 밀도 있게 바뀌었다는 게 선수들의 얘기다. 지난 7일 엑스트라 훈련에 임했던 내야수 한동희는 “지난해에 비해 짧은 시간 동안 모든 훈련을 소화하는 것 같다. 집중력이 생기게끔 훈련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으로 올해 스프링캠프에 처음 참가한 신인 고승민 역시 엑스트라 훈련이 끝난 뒤, 양상문 감독의 “힘드냐”라는 질문에 “죽을 것 같다”는 말로 스프링캠프의 수비 훈련 량을 짐작하게 했다.
훈련량이 지난해보다 많아졌다고 보기 힘들지만, 짧고 굵은 밀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 새롭게 부임한 김태룡 수비 코치는 수비 펑고를 하나 칠 때마다, 선수들에게 “이겨내야 한다”는 말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고조시키고 있다.
섭씨 30도에 가까운 뙤약볕 아래에서 선수들의 피부는 갈수록 그을려 가고 있다. 그러나 그을려 가는 피부와 비례하게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도 높아지는 롯데의 올해 스프링캠프다. /jhrae@osen.co.kr

[사진-동영상]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