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LIVE] 두산맨 권혁, "등번호 8, 오뚝이처럼" 부활 의지 활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2.09 05: 37

오뚝이를 닮은 숫자 ‘8’. 두산에서 새출발하는 투수 권혁(36)의 새로운 배번이다. 삼성과 한화 시절 47번으로 왼손 에이스 번호를 썼던 권혁이지만 두산에선 남은 번호 중 하나인 8번을 등에 새겼다. 지금 그가 처한 상황에선 8보다 더 잘 어울리는 숫자가 없어 보인다. 
8일 두산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한 권혁은 “지금 내가 번호를 따져야 할 위치는 아닌 것 같다. 야구장에서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8회를 막겠다는 것이다. 팬들께선 오뚝이라고 표현하시더라”고 말했다. 
지난 2015~2016년 한화 불펜 에이스로 활약한 권혁은 팔꿈치, 허리 부상 여파로 최근 2년은 부진했다. 한화에선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 배정될 만큼 입지가 줄었다. 1군 마운드를 갈망한 권혁은 스스로 팀을 떠났다. 삼성을 떠나 한화로 갈 때처럼 운동선수로서의 자아 실현을 위해 나갔다. 

왼손 불펜, 나아가 필승조 자원이 부족한 두산은 권혁을 필요로 했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권혁은 “내가 처한 상황에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했지만, 감독님 전화 영향이 없지 않았다. 같이 하고 싶어 한 감독님의 마음이 전달됐다. 선수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김태형 감독과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 때 대표팀에서 선수와 코치로 함께한 바 있지만 그 외에는 개인적인 인연이 없다. 
김태형 감독은 순수하게 투수 권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보직도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다. 마무리 함덕주 앞에서 8회를 막아주길 바란다. 권혁은 “(함덕주) 그 앞에서 던지기 위해선 그만한 기량을 갖춰야 한다. 감독님 구상에 맞출 수 있도록 베스트 컨디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팀을 옮기면서 열흘 정도 훈련을 못했지만 부상도 없고, 이전에 몸을 잘 만들었다. 정상 훈련하는 데 오랜 시간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뜨거운 관심 속에 팀을 옮긴 만큼 부담도 만만치 않다. 스프링캠프를 전후로 야구계 스포트라이트가 권혁에게 집중됐다. 권혁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많이 왔다. 놀란 것보 감사했다. 그만큼 내게 관심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제 새로운 팀에서 부활하는 것만 남았다. 권혁은 “두산은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고,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베테랑으로서 야구장 안팎에서 도움 될 수 있도록 후배들도 이끌어야 한다. 그 부분도 게을리 않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모든 것은 실력으로, 야구장에서 증명하겠다.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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