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스토리] “우리랑 경기하자” 대만 야구 한류 이끄는 롯데 인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2.09 09: 02

롯데 자이언츠는 KBO리그 1군 구단으로는 드물게 대만을 스프링캠프지로 선택했고, 올해로 2년 째를 맞이한다. 
지난해 처음 가오슝 국제공항에 도착한 롯데 선수단은 환영 인파들에 둘러 싸이면서 가오슝에 입성했다. 또한 대만 정부 및 가오슝 시의 고위 관료들이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국경칭푸야구장을 찾아 선수단에게 대만의 유명 음료인 밀크티 등을 건네며 관심을 보였다. 대만 현지 팬들도 한국의 1군 선수단을 직접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대만 현지 매체에서도 하루 걸러 야구장을 찾아 열띤 취재 열기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NC와 계약했던 대만 출신 첫 KBO리거 왕웨이중 효과까지 겹치면서 롯데의 대만 캠프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야구 한류’의 중심에 롯데도 포함됐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시작과 동시에 들이닥친 이상 한파와 타이완 섬 기준으로 가오슝과 대척점에 위치한 도시 화롄의 강진까지, 기상 이변과 천재 지변이 가오슝 캠프를 뒤덮었다. 그리고 롯데는 개막 7연패 등의 수난을 당했다. 팬들은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를 성적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이어 다시 한 번 가오슝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구단 역시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찾은 가오슝의 날씨는 지난해와 180도 딴 판이었다. 지난해의 아픈 기억들을 씻어주겠다는 듯 기온은 30도에 육박했고 햇볕은 따가웠다. 훈련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날씨는 롯데가 기대했던대로 변했다. 대신, 롯데를 향한 대만 팬들의 성원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 대만은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를 보내고 있다. 한국의 구정 연휴와 같은 개념이다. 지난 2일부터 오는 10일까지, 9일의 긴 연휴다. 상점가도 문을 닫은 곳도 많다. 춘절 연휴가 겹치면서 지난해와 같은 팬들이 야구장을 대거 찾지는 않는 상황. 그래도 이따금씩 한국의 야구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가진 팬들이 국경칭푸야구장을 방문하고 있다. 잠깐의 이동 시간을 틈타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등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롯데의 최고 간판 스타인 이대호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고 '미니 팬사인회'가 열리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는 롯데가 대만 프로팀과 연습경기까지 치른 뒤 2차 스프링캠프인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게 됐다. 지난해 대만에서 자체 청백전 한 차례만 실시한 것과 달라진 일정이다. 일단 롯데는 푸방 가디언스(20일), 라미고 몽키스(21일), 퉁이 라이온즈(23일)와 연습경기 3경기를 편성했다. 대만 프로야구 4팀 중 3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셈이었다. 그런데 롯데와 일정 편성이 안 된 구단인 중신 브라더스가 롯데 구단에 먼저 연락을 취해 “우리와는 경기를 왜 하지 않느냐. 우리 팀과도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자신들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과 경기를 치르는 롯데에 내심 섭섭하다는 눈치를 보냈다는 후문.
결국 롯데는 논의 끝에 연습경기 한 차례를 더 치르는 것으로 결정하고 오키나와 2차 캠프로 넘어가기 직전, 중신 브라더스와 24일 연습 경기 일정을 추가 편성했다. 대만 프로팀 4팀과 전부 연습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대만 현지 언론들 역시 롯데와 대만 프로야구 팀들과의 연습 경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4경기 중 3경기가 중계된다. 오는 21일 라미고전, 23일 통일전은 '일레븐스포츠' 채널에서, 24일 중신전은 '위래스포츠'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2년 연속 대만을 찾은 롯데는 이제 대만의 ‘야구 한류’를 이끄는 중심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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