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바로가 아닌 배우 차선우로 다시 시작"
차선우는 지난 달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에서 경대 수석 졸업에 빛나는 바른 생활 꽃미남 형사 채동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나쁜 형사’는 연쇄 살인마보다 더 나쁜 형사와 매혹적인 천재 여성 사이코패스의 위험한 공조 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로, 신하균이 강력범죄 검거율 1위에 빛나는 ‘나쁜 형사’ 우태석을 연기했다. 채동윤은 요령 없고 눈치 없는 전형적인 원칙맨이지만, 우태석의 파트너가 된 뒤 그를 존경하며 변해가게 된다. 일명 ‘우태석 바라기’로 극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차선우는 “마치 학교 졸업하는 기분이었다. 헤어지기 싫고 아쉬웠다”며 유독 특별했던 ‘나쁜 형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 촬영과 종방연은 다르더라. 다들 한잔씩 기울이다가 하나 둘 가니까 ‘진짜 떠나가는구나’, ‘나쁜 형사가 안녕이구나’ 싶었다. 익숙한 기분이 아니라 공허하기도 하고, 헤어지기 싫었다”고 종방연 때 느꼈던 기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5개월 동안 촬영을 했다. 배우들끼리 거의 매일 붙어있었다. 대본 리딩도 자주 있었고, 신하균 선배님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셨다. 촬영 전에는 어떻게 할지 얘기도 많이 하고, 촬영 들어가서는 팀원들과 매일 붙어 사니까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들었다. 종방연에서도 엔딩 나오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계속 그리워할 수는 없고, 이렇게 ‘안녕’ 라는 날도 있는건데 촬영 때 너무 행복해서 그랬던 것 같다.”
얼마나 정이 많이 들었는지, 차선우는 인터뷰 내내 ‘나쁜 형사’ 팀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본을 맞춰보는 건 기본이고 장난도 많이 치고, 밥 먹을 때도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정이 정말 많이 들었다는 설명. 차선우는 “배우들끼리는 만날 수 있지만, 미세먼지 속에서 뒹굴고 하던 스태프들을 다시 다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제 볼 수 있을지, 다 보고싶을 것 같다”며 배우들 뿐 아니라 함께 고생했던 스태프들을 떠올리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연기 평가는 야박했다. “처음부터 다시 (연기)하고 싶다”고 운을 뗀 그는 “아쉬움이 많다. 누구나 자기 모습을 냉정하게 보기 때문에 만족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저도 마찬가지다. 특히 저는 모르는 것 투성이에다 이제 배워가는 단계다 보니 처음엔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낯설고 새롭다. 연기는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보니 아쉬움이 큰 것 같다. 첫 촬영 때로 돌아가서 다 다시 뜯어고치고 싶다”고 자신의 연기에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분명 ‘응답하라1994’부터 ‘나쁜형사’까지, 늘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음에도 차선우는 “부족함이 많다”며 연신 겸손해했다. “좋게 평가를 해주시면 감사한데 제 스스로는 마음에 안드는 것이 많다. 감사하지만 부담도 많이 된다. 어떻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까, 선배님께 많이 배웠으니 이걸 토대로 어떻게 내것으로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나쁜 형사’를 하면서 느낀 것이 많은 것 같다.”
모니터를 할 때도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고쳐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물론 “화면에 나오는 모습을 볼 때는 만족스럽지 않아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하긴 했지만, 연기를 할 때는 늘 즐겁다는 그다. 특히 이번에 ‘나쁜 형사’를 하면서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한다. 차선우는 “팀워크 합이 물 흐르듯이 잘 맞을 때가 몇 번씩 있었다. 그럴 때 짜릿함을 느꼈다. 모니터를 보면 아쉬운데, 순간 합이 딱 맞고 대사가 맞아 떨어지는 걸 느끼면 기분이 짜릿할 때가 있다. 내가 노력한만큼 나오니까 그 순간 뿌듯했고, 계속 이걸 느껴보고 싶더라”며 “물론 제 연기가 좋아야 하는 게 먼저이니까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을 더 하게 된다”고 앞으로 더 발전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연기적으로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날이 올까 싶지만, ‘나쁜 형사’를 끝내고 나니까 한 학기를 잘 마무리한 느낌이다. 결과적으로는 좋아서 알찼던 것 같다.”
(Oh!커피 한 잔②)로 이어집니다. /parkjy@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