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불교+사이비+무속"..'사바하', 지금까지 이런 오컬트 없었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2.13 17: 43

 ‘사바하’(감독 장재현)는 악령과의 대화, 즉 한 가지 공포로 규정할 수 없는 오컬트물이다. 기독교와 불교, 무속신앙 등 한국의 종교적 색채를 배합해 사이비 종교를 만들었고 거기에 공포 스릴러를 가미해 본 적 없는 신 장르를 개척했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2015)의 충격을 갈아치운 셈이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이달 20일 개봉하는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필름케이)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언론배급시사회에는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을 비롯해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진선규 등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다. 이정재가 박목사 역을 맡았으며 박정민이 정비공 나한을, 이재인이 의문의 여중생 금화를, 진선규가 해안스님을, 이다윗이 전도사 요셉을 연기했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에 이어 다시 한 번 오컬트물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종교의 종류가 굉장히 많다”며 “저는 종교라는 게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신을 섬기는 것은)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다. 휴머니즘이 많고 장르물로 만들 수 있는 영화적 요소가 있기에 연출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앞서 ’인도에서 온 말리’(2009)와 ‘버스’(2010)의 각본 및 연출, ‘특수본’(2011)과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연출부 생활을 거쳤다. 2017년에 개봉한 ‘시간위의 집’(2017) 각본을 맡기도 했는데, 흥행에 성공한 ’검은 사제들’(2015) 이후 4년 만의 신작으로 주목 받고 있다.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 사제라는 전에 없던 소재를 새로운 장르로 변주했던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에서 사슴동산이라는 가상의 신흥 종교를 소재로 내세워 한층 강렬하고 과감한 미스터리 서사를 그렸다.
극의 중심인 박목사 캐릭터에 대해 장 감독은 “박목사에 작가이자 감독인 제가 투영돼 있다”고 했다. 그는 모태 기독교 신앙이다. “세상이 불합리하고 어두울 때면 저는 ‘과연 신이 있을까?’하는 개인적 의문과 궁금증이 있었다. 종교인들을 봐도 역시 결국 신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더라”고 박목사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을 전했다. 자신과 자료 조사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호기심을 박목사에 녹여냈다고.
장재현 감독은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장르적인 요소를 많이 삽입했다고 전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촬영이나 사운드 등을 넣어서 지루하지 않게 했다. 장르적인 요소들을 끝까지 가져가고 싶었다"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쇼트에 집중해 템포 있게 편집했던 거 같다”고 중점을 둔 지점을 전했다.
그는 ‘사바하’에 출연한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의 연기 호흡을 극찬하기도 했다 “영화는 원래 신을 찾는 박목사, 악을 찾는 나한, 그리고 의문의 쌍둥이자매 세 줄기였다. 셋이 다르게 진행되다가 합쳐지는 얘기였다”면서도 “그 누구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닌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다. 이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밸런스를 잘 잡아줘서 어느 캐릭터 하나만 튀지 않았다. 서사에 잘 맞춰서 연기를 해주셔서 저는 편집만 잘 다듬으면 됐다”고 공을 돌렸다.
극의 핵심인 ‘그것’과 금화를 1인2역으로 소화한 이재인이 ‘사바하’를 통해 처음 장르영화에 도전했다. 경험이 전무하지만 전작 ‘검은 사제들’ 속 배우 박소담과 견주어도 연기력에서 전혀 부족한 부분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재현 감독은 “이재인은 단편영화 오디션장에서 만났다. (오디션에 도전한 지원자들 중)유일하게 강원도 사투리를 섞어서 했다. 실제로도 강원도에 산다.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며 “촬영 전 같이 연습을 하면서 캐릭터에 맞게 너무 잘해줬다. 무엇보다 나이, 경험에 비해 장면을 정확히 이해하고 종교적인 지식도 갖고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좋았다”고 캐스팅한 이유와 작업 과정을 전했다.
박목사 역의 이정재,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 역의 박정민, 해안스님 역의 진선규도 후배의 당찬 모습을 극찬했다. ‘사바하’는 1999년 쌍둥이 자매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모두가 오래 살지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출생신고도 안 한 언니 ‘그것’과 동생 금화의 이야기가 초반부터 강렬하다.
'사바하'가 그간 만난 적 없는 미스터리한 세계로 관객을 안내하는 셈. 신흥 종교 단체 사슴동산을 추적하는 박목사와 여중생의 사체가 발견된 영월 터널 사건을 쫓는 경찰(정진영 분), 사건 용의자의 주변을 맴돌던 정비공 나한과 금화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점층적으로 나아가며 궁금증을 자극한다.
기독교로 시작해 불교, 사이비, 무속신앙, 그리고 귀신까지.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종교적 색채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조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오컬트물이 탄생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이정재와 박정민, 진선규의 변신이 극적인 시너지를 냈다. 2월 20일 개봉./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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