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직전, 구단 시무식 자리에서 다소 파격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선수단 분위기를 보다 밝게 만들기 위한 것이 변화를 선언한 이유였다.
그는 “올해는 포커페이스가 아니라 야구장에서 선수단 여러분들에게 밝은 모습과 제스처를 보여주도록 노력하고 많이 웃을 것이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활기찬 모습이 덜하다고 하더라. 저 부터 박수도 치면서 사기를 북돋을 수 있다면, 벤치와 교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저 스스로 밝게 분위기를 끌어가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선수단과 함께 많이 웃고 즐기며 덕아웃 풍경을 바꿔보겠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어느덧 현재 구단 감독들 중에서 최고령이다.감독자 회의에서 가장 큰 어른이다. 하지만 현재 롯데의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는 감독의 모습보다는 친근한 삼촌 같은 이미지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전체적인 훈련의 분위기는 밝고 자유로운 편이다.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전적으로 훈련의 자율권을 맡기며 스스로 컨디션 관리를 하게끔 했다. 젊은 선수들 역시 사실상 반강제였던 야간 자율훈련을 완전 자율로 바꿨다.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가오슝 국경칭푸야구장의 감독실은 2층에 마련돼 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2층으로 잘 올라가지 않는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은 물론, 훈련 중간, 그리고 식사 시간에는 웬만하면 선수들의 공간인 덕아웃에 머물며 선수들과 많은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을 이전에 경험하지 않았던 한동희, 전병우, 정준혁, 고승민과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어떤 변화들이 생겼는지 농담처럼 물어보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고, 이미 양 감독의 과거 롯데 코치 시절 함께했던 중고참 선수들과는 가벼운 주제부터 야구까지 다양한 주제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국인 선수 카를로스 아수아헤에게도 친구처럼 농담을 건네면서 선수단에 녹아들게 만들어주고 있다. 훈련 중간 중간에는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짓궃은 장난을 건네기도 한다.

양상문 감독의 이러한 변화에 다소 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캠프의 분위기가 유쾌하게 바꾸고 있다. 양 감독 스스로가 분위기 메이커가 됐다. 구단 시무식에서 언급했던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일찌감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양 감독과 함께 공필성 수석코치 또한 묵묵한 이미지에서 변모하고 있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을 안아주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 역시 이에 좀 더 거부감 없이 코칭스태프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엿보인다.
양상문 감독은 변화를 자처했던 자신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몸소 실천하고 있고, 그 변화가 선수단 전체에 스며들게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