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필름케이)가 이달 20일 개봉에 임박하자, 신천지 측이 명예를 훼손당할 것을 우려해 제작 단계에서 항의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완성된 영화에는 신천지와 관련된 내용이 삭제됐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를 홍보해준 꼴이 됐다.
‘사바하’의 제작진은 어제(13일) 오후 서울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었고, 이튿날인 오늘(14일) 오전 앞서 신천지 종교단체에서 항의를 받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사바하’가 기독교와 불교, 무속신앙, 사이비 종교 등을 조합한 신흥종교 ‘사슴동산’을 창조했고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건을 소재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극으로, 신천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다.

제작단계부터 극의 흐름상 주요 소재로 나오지도 않았고 집중적으로 다룬 적 없었던 신천지를, 해당 단체에서 자신들을 비하했다고 오해하며 극을 수정해달라고 요청을 했었기 때문.
신천지 측은 이날 OSEN에 "영화가 신천지예수교회를 주제로 잡은 것은 아니지만 특정 교회명이 언급이 된 것과 (박 목사 역할 특성상 신천지 언급은) 부정적 집단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 신천지가 문제 있는 단체라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이라는 점, 개봉 후 관람객들로 하여금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어 신천지예수교회의 사회적 가치평가는 절하되고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작사 측에 알리며 ‘신천지’라는 대사를 빼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이에 괜한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해당 부분을 전면 삭제하고 재녹음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상 처음부터 해당 부분은 중요하지 않았고, 단순히 흘러간 일부 장면이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어제(13일) 공개된 완성본을 보면 '사바하'는 신천지와 관련된 종교 영화가 아니다. 설사 해당 장면이 그대로 나왔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한 관계자는 14일 오후 OSEN에 “해당 단체와 관련된 내용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영화 관련 관계자의 공식적인 부인에 논란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사바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던 일반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접하며 관람 욕구를 불태우고 있다.
‘검은 사제들’로 지난 2015년 544만 3232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는 기독교와 불교를 섞은 새로운 종교를 그린다. 전작에서 천주교 신부의 구마 의식을 다뤘다면 이번 영화에는 어딘지 모르게 사기꾼 같은 목사와 정통 스님들이 주요 인물이다. 그들이 신흥종교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흘러간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 분)가 1999년 태어난 쌍둥이 자매 '그것'과 금화(이재인 분), 사슴동산의 사건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오컬트 영화이다. 한국적에서만 볼 수 있는 종교적 색채와 성향을 반영해 국내외 여타 오컬트 영화와는 차별화했다. 장재현 감독이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새로운 오컬트 영화의 지평을 열어 젖힌 셈이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강렬한 서사와 독특한 미장센, 그리고 숨막히는 결말이 러닝타임 내내 펼쳐져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이달 20일 개봉한 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N차' 관람 열풍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